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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두산 베테랑 불펜 고효준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 경기, 5회 1사 만루에서 최인호를 병살로 처리한 뒤 포수 양의지와 하이 파이브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불혹의 왼손 불펜' 고효준(42·두산 베어스)이 다시 야구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고효준은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방문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 등판해 최인호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했다.
최인호에게 던진 공 6개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13일 9회말에 결승 투런포를 친 최인호도 고효준의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에는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이닝이 끝난 걸 확인한 고효준은 포수 양의지와 손을 마주치며 포효했다.
경기 뒤 고효준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라는 생각만 했다. 의지가 6구 모두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며 "땅볼이 나오길 바랐는데 정확히 통했다. 최고의 시나리오가 나왔다"고 말했다.
절체절명의 고비를 넘긴 두산은 한화를 7-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이날 고효준은 6회말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는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5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넘긴 장면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경기 뒤 만난 고효준은 "플로리얼의 타구는 정말 멀리 날아가더라. 살벌했다"고 웃으며 "우리가 이겼으니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외국인 투수 잭 로그는 4회말 1사 후 문현빈의 타구에 왼쪽 발목을 맞아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이 앞선 상황에서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면, 기록원이 '효과적인 투구'를 한 투수를 '승리 투수'로 기록한다.
이날 기록원은 로그 다음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은 김민규를 승리투수로 정했다.
5회말 위기를 막은 고효준은 홀드를 챙겼다.
고효준은 "내가 승리투수가 되지 않아도 좋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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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두산 베테랑 불펜 고효준이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 경기, 5회 1사 만루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해 10월 SSG 랜더스에서 방출당한 고효준은 개인 훈련을 하며 현역 연장을 꿈꿨다.
두산은 고효준을 이천으로 불러 3월 11∼16일 입단 테스트를 했고, 그달 17일에 총 1억원(연봉 8천만원, 옵션 2천만원)에 계약했다.
고효준은 2002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1군에서 601경기 47승 54패 4세이브 56홀드 평균자책점 5.27을 올렸다.
입단 테스트 기간에 최고 시속 147㎞를 던지며 프로 무대에 재입성했고, 5월 1일에 정식 선수로 전환돼 1군 무대로 돌아왔다.
14일 현재 고효준의 성적은 9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6.35다.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실점 해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지만, 고효준은 두산 필승조로 뛰고 있다.
고효준은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참 감사하다"며 "이기려고 하다 보니 에너지가 나오고, 파이팅도 더 크게 외치게 된다. 두산이 반드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4일 22시5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