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이승엽 믿었던 것처럼…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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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이달 들어 3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 4개 허용

김경문 "김서현이 일어나야 한화가 우승…5차전 마무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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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김서현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말 한화 김서현이 동점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5.10.22 psik@yna.co.kr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흔들리는 마무리 투수 김서현의 3점 홈런 허용 이후 역전패한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다음 경기는 김서현이 마무리로 나올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감독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에서 4-7로 역전패한 뒤 "김서현 선수 없이 한두 경기는 이길 수 있어도, 김서현 선수가 일어나야 한화가 우승한다"고 고개 숙인 마무리를 두둔했다.

이후 진행된 취재진 기자회견에서도 김 감독은 김서현에게 굳은 신뢰를 보냈다.

"자꾸 맞다 보니까 위축돼서 그렇지, 공 자체는 좋았다. 대전에서 열리는 5차전에는 김서현 선수가 마무리로 출전한다"고 재확인했다.

정규시즌 33세이브로 한화 뒷문을 지켜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던 김서현은 시즌 막판 크나큰 고난을 겪고 있다.

정규시즌 1위 희망이 남아 있던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은 9회말 3점을 지키지 못하고 2점 홈런 2방으로 4실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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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과 정우주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김서현과 정우주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10.22 psik@yna.co.kr

이 경기에서 패한 한화는 LG 트윈스의 마지막 남은 한국시리즈 직행 '매직 넘버'를 지워줬다.

절치부심한 김서현은 PO 1차전에서 9-6으로 앞선 9회 등판했으나 ⅓이닝 3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김범수를 마운드에 올리고서야 9-8로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김 감독의 말대로, 김서현은 어떻게든 살려서 기용해야 하는 선수다.

한화 벤치는 5-4로 승리했던 3차전 9회에 김서현을 투입하는 대신, 6회부터 마운드를 지켰던 문동주에게 끝까지 맡겼다.

김서현이 자신감을 회복하려면 좀 더 편한 상황에서 등판했어야 하지만, 4-1로 앞선 4차전 6회 무사 1, 2루는 그에게 넘기 힘든 시련이었다.

결국 김서현은 1사 후 김영웅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달 들어 김서현의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합계 성적은 3경기 1⅔이닝 4피홈런 9실점(7자책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서현을 감싸는 김 감독의 모습에서 17년 전 베이징 올림픽이 떠오른다.

이미지 확대 문동주 격려하는 김경문 감독

문동주 격려하는 김경문 감독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한화 김경문 감독이 승리 후 문동주를 격려하고 있다. 2025.10.21 psik@yna.co.kr

당시에는 이승엽(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올해 김서현과 같은 처지였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일본과 준결승 전까지 타율 0.130(23타수 3안타)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뚝심 있게 이승엽을 4번 타자로 계속 기용했고, 결국 이승엽은 일본전에서 8회 결승 2점 홈런을 때렸다.

이때 김 감독이 얻은 별명이 '믿음의 야구'이며, KBO리그 역대 3번째 1천승 고지에 오른 '명장'의 밑거름이 됐다.

부진한 야수를 중심 타자로 기용하는 것보다, 흔들리는 마무리 투수에게 뒷문을 맡기는 게 어떻게 보면 훨씬 어렵다.

마무리 투수가 흔들리는 순간, 경기 결과 자체가 뒤집힐 수 있어서다.

'믿음의 야구'로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썼던 김 감독의 2025년 가을 믿음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23일 07시3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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