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드래프트서 7순위로 흥국생명 지명받고 눈시울 붉혀
구단 관계자 "감독 전술에 맞춘 빠르고 강력한 공격 스타일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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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 레베카 라셈(28·미국)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2025-2026시즌 여자 프로배구 V리그 무대에 서게 됐다.
라셈은 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년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7번째 지명권을 얻은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뛴 2021-2022시즌 이후 네 시즌 만에 V리그에 재입성하게 된 것이다.
라셈은 흥국생명의 호명을 받는 순간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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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했던 한국 무대로의 복귀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라셈은 2021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6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친 활약 탓에 시즌 초반 계약 해지로 한국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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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4경기(47세트)에서 총 199점(경기당 평균 14.2점)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도 34.82%로 저조했다.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로서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2021년 12월 9일 KGC인삼공사와 경기를 끝으로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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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음 해인 2022년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구단들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3년여 만에 V리그 재입성 꿈을 안고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그리스 리그의 ASP 테티스에서 뛰었던 그는 작년부터 푸에르토리코의 과이나보 메츠에 몸담으면서 기량이 급상승했다.
메츠 사령탑인 페르난도 모랄레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집중 조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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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 구단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모랄레스 감독의 지도로 스윙폼과 스텝을 교정했고, 향상된 기량을 인정받아 푸에르토리코 여자배구 리그(LVSF)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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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셈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그는 V리그 재입성 꿈을 안고 다시 도전해 결국 흥국생명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드래프트를 앞둔 인터뷰에서 "내 안의 불씨가 살아났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작은 촛불이 큰 불이 돼 돌아왔다"면서 "한국 팬들이 배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선수들에게 사랑을 주는 문화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기에 꼭 돌아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은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은 라셈의 기량이 예전보다 많이 발전한 점과 간절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통합우승 주역인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와 재계약하는 대신 라셈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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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관계자는 "감독 전술에 맞춘 빠르고 강력한 공격 스타일을 갖춰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또한 국제 무대와 리그에서 쌓은 경험이 많고, 중요한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털과 와서 잘하고 싶은 의지가 강한 게 큰 장점이었다"며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트라이아웃에 흥국생명의 어드바이저로 동행한 '배구 여제' 김연경의 조언도 라셈 낙점에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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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라셈이 푸에르토리코 MVP로 선정된 후 올린 소감에 '좋아요'를 눌렀을 정도로 평소 라셈을 지켜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 멤버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라셈이 3년 전 못 이룬 코리안드림을 실현할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9일 23시0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