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ADM "삼중음성유방암·폐암·췌장암 임상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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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21 13:55 수정2025.07.21 13:55

조원동 현대ADM 고문

조원동 현대ADM 고문

현대ADM바이오가 기존 항암제에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를 더하는 병용요법으로 난치성 암 정복에 나선다. 모회사인 현대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진입한 전립선암에 이어 삼중음성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췌장암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수정 현대ADM바이오 연구소장은 21일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0월께 미국과 유럽에 '페니트리움'과 PD-1 항체치료제 '키트루다'를 고형암 환자에게 병용 투여하는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립선암은 호르몬 항암제와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장 속 편충 등을 없애기 위해 개발된 기생충약이다. 해외연구 등을 통해 항암기전이 일부 확인되고 있지만 소장 흡수율이 낮아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니트리움은 니클로사마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 약물이다. 기존 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면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고문은 이날 "말기암 환자는 치료 수단이 거의 없어 페니트리움과 같은 병용 전략이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2028년부터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면역항암제엔 페니트리움이 최적의 병용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는 31일 이사회에서 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현대ADM바이오는 올해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페니트리움을 활용한 동물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췌장암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페니트리움이 어떻게 암 세포 주변 환경(TME)을 바꾸는지 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가노이드 모델을 통해 페니트리움과 기존 항암제를 함께 투여했더니 암 주변 방어벽을 만드는 암 관련 섬유아세포(CAF)가 암세포와 함께 소멸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암 세포 주변 조직이 딱딱해져 약물이 잘 침투하지 못하는 '가짜내성'을 해결해 기존 치료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추가 전이 등을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페니트리움을 활용한 삼중음성유방암 동물실험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연구를 주도한 노드큐어의 박종환 대표(전남대 수의대 교수)는 "니클로사마이드는 기전이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PD-1은 물론 PD-L1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으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 속도도 높이고 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3월 전립선암 호르몬제와 페니트리움 병용 요법 개발을 위한 국내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올해 안에 첫 투약 환자를 등록하는 게 목표다.

삼중음성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 환자에게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하는 국내 임상시험은 현대ADM바이오가 주도하고 있다. 췌장암 임상시험은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맡아 올해 안에 국내 IND 신청을 마칠 계획이다.

임상시험에 드는 막대한 비용은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봣다. 조 고문은 "후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3상 완료 전 신속승인 등으로도 시판 가능하다"며 "국제학회 등에서 파트너를 찾으면 다양한 협업 모델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0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협회(AACR)–유럽암연구협회(EACR) 공동주관 학술대회에 참가해 후속 데이터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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