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청소년 응원가, 하이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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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청소년 응원가, 하이파이브!

‘요즘 애들’이라는 말은 ‘나 때는 말이야’ 식의 라떼 타령과 함께 꼰대 소리 듣기 딱 좋은 말이다. 이런 인식이 생겨난 이유는 뭘까.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SNS로 즉각적인 소통을 해왔다. 이들은 산업화 세대는 물론이요, 2000년대 초고속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성장한 세대와도 다른 존재다. 당장 내 아이, 내 조카와 막힘 없이 대화하고 싶다면 먼저 이들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이해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이달 말이면 서울 관악구 신림청소년독서실이 ‘스터디카페’로 새롭게 변신한다. 스터디카페는 개방성과 다양성을 지향하는, 소위 요즘 애들이 선호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칸칸이 나뉜 1인 공부 공간뿐만 아니라 개방형 좌석이 있고, 북카페도 있고 그룹 스터디 공간도 있다.

우리 때는 다른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듯 앞과 양옆이 꽉 막힌 독서실 책상에 앉아 얼굴을 묻고 까맣게 필기하며 시험에서 100점을 받으려 끙끙 앓는 것이 ‘공부’였다. 요즘 청소년은 다르다. 이들은 탁 트인 공간에서 태블릿PC로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자기 계발과 성장을 위해 공부한다. 독서실을 스터디카페로 바꾼 진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성이 강하고 원하는 게 뚜렷한 이들의 방식을 존중하고 청소년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고도 성장기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살면 가난을 면치 못한다’는 어르신의 말씀이 곧 진리였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생각이 다르다. ‘아무 생각 없이’ 또는 ‘멍 때리며’라는 말에서 ‘휴식’을 떠올린다. 이런 점에서 착안해 관악구는 청소년 축제의 브랜드네임으로 ‘청아즐’을 사용한다. ‘청소년이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축제’의 줄임말이다.

지난 13일 열린 제4회 청아즐의 주제는 ‘마음의 정원’이었다. 청소년들이 무한 경쟁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껏 즐기고 힐링하는 한마당을 펼치고 싶었다. 현장에 가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세대가 축제를 찾았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부스에서 최신 유행 열쇠고리를 만드는 어린아이부터 아이돌 노래에 맞춰 춤추는 아이들을 보며 손주 재롱 보듯 환하게 웃는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청아즐을 즐기고 있었다.

공연을 준비하는 아이들을 응원하고 싶어 “힘내!” 하며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어찌나 신나게 손뼉을 쳐주던지. 그때 내 마음속에 큰 감동과 울림이 생겼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이 청소년 한마당에서 행복을 만끽하고 있구나. 세대의 벽을 넘어 모두와 소통하고 있구나.

시간이 흐르면 사회가 변하고 사람도 변한다. 요즘 애들이 기성세대와 다르다는 건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이치다. 이해하고 믿어주고 응원하자. 아이들을 위한 투자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니까. 청소년들이여, 실패해도 좋고 쉬어가도 좋으니 마음껏 꿈꾸고 도전하고 성취하라. 대한민국 청소년, 하이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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