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세계와 함께 크는 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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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세계와 함께 크는 K콘텐츠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의 열기는 지금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극장 개봉작과 디즈니플러스 예정작을 미리 만나는 자리였는데, 예년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 느껴졌다. 쟁쟁한 글로벌 신작들과 나란히 무대에 오른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소개되던 순간, 현장은 환호로 가득 찼다. K콘텐츠가 이제 단순히 ‘수출’되는 콘텐츠를 넘어 세계와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K콘텐츠는 이제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스튜디오들이 기획과 제작 단계부터 국내 창작자와 호흡을 맞추며 하나의 작품을 공동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리메이크, 공동 제작, 캐스팅 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정착되면서 스튜디오와 플랫폼, 창작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총체적 파트너십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의 감독과 배우, 제작자도 할리우드 등 더 넓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펼칠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쌓아온 서사가 이제 전 세계와 함께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국경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순간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된다.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시청자의 공감은 단순한 반가움이나 찬사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의 전략적 투자로 이어지며 산업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그렇게 형성된 선순환 구조는 새로운 포맷의 실험과 제작 방식의 진화를 가능케 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는 점점 더 많은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결국 감정의 공감에서 비롯된 작은 파동이 콘텐츠산업의 지형까지 바꿔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K콘텐츠와 글로벌 플랫폼은 서로의 강점을 기반으로 상생하고 있다. 디즈니는 창작 스튜디오와 글로벌 플랫폼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한국의 로컬 스토리를 글로벌 지식재산권(IP)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적 역량을 지니고 있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로컬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며 한국의 창작자들과 함께 K콘텐츠의 다음 여정을 설계해 나가고 있다. 단순한 유통을 넘어 콘텐츠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만들어가는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느낀다.

기술과 가치관이 빠르게 바뀌는 지금, 콘텐츠는 국경과 플랫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제작과 유통의 구분이 명확한 과거와 비교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극장, TV와 디지털, 로컬과 글로벌을 아우르는 지금의 하이브리드 환경은 많은 것을 바꿔놨다. 하지만 변화는 언제나 기회다. 이 흐름 속에서 K콘텐츠는 글로벌 플랫폼과 함께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K콘텐츠의 다음 이야기가 어떤 모습인지,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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