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넘어섰다. 반도체 호황과 외국인 매수가 상승장을 이끌고 있지만 실물경제에는 여전히 온기가 돌지 않는다. 서민과 청년층은 일자리와 주거 사다리 문제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 화려한 지표 뒤의 불균형은 구조적 위기의 신호로 읽힌다.
최근 ‘로켓장’은 대형주 중심이다. 건설주 콘텐츠주 등은 부진하다. 지수 전체는 상승했지만 내수와 고용을 받치는 산업은 여전히 위축돼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430원 안팎으로 높다.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기업의 원가 부담과 가계의 생활비 압박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원화 약세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 유입된다고는 하지만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언제 이탈할지 모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년 세대의 체감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주식 투자자 중 60대 이상 여성의 평균 수익률이 26.9%로 가장 높았고, 20대 남성은 최하위였다고 한다. 노동시장에서는 소득 상위 20% 가운데 86%가 5년 뒤에도 같은 계층에 머무르는 동안, 하위 20%의 70%가량은 탈출하지 못했다. 일자리와 자산의 사다리가 끊긴 세대에게 주가 상승은 부를 축적할 기회가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의 상징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구조적인 세대 불균형이 더해진다. 인구 비중이 큰 ‘86세대’가 정치·경제 주류로 자리하면서 미래세대의 이해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세대 간 사회계약이 흔들리는 지금, 청년의 좌절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의 결과다. 세대 갈등은 국경 밖에서도 문제다. 프랑스에서는 30대 남성 ‘니콜라(nicolas)’가 밈으로 회자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세금, 불안정한 일자리 속에서 미래에 대한 절망을 호소하는 니콜라는 프랑스 밀레니얼세대의 현실을 상징한다. 재정위기와 정치적 혼란 속에서 프랑스의 젊은 층은 베이비붐 세대가 남긴 부채를 자신들이 감당하게 됐다며 분노하고 있다.
니콜라의 절망은 한국 청년의 분노와 닮아 있다. 세대 간 부채 전가와 구조적 불평등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선진국 공통의 경고 신호로 읽힌다. 기성세대의 이익을 위해 미래세대의 부담을 늘리는 정치가 지속된다면 그 어떤 경제 지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의 증거가 될 수 없다.
한국이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단기적 유동성 부양보다 환율 안정, 물가 관리, 기업 경쟁력 강화 그리고 청년층의 경제 기회 복원에 집중해야 한다. 주가 상승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청년의 좌절이 계속된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주가가 아니라 사람의 삶, 숫자가 아니라 경제의 근육을 키울 때 비로소 진짜 성장의 신호가 된다.

1 week ago
8
![[사설] 檢 항소 포기, 대장동 일당과 李 대통령에 노골적 사법 특혜 아닌가](https://www.chosun.com/resizer/v2/MVRDCYLFGU2DOYLCGEZTCZRXME.jpg?auth=e7208408e32f3c86fca96d1cc26ab946aa0573ff3afc88149eaf47be452d2014&smart=true&width=4501&height=3001)
![[팔면봉] 검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여권 인사도 놀란 듯. 외](https://it.peoplentools.com/site/assets/img/broken.gif)
![[사설] 권력 앞에 검찰권 포기, 용기 있는 검사 단 한 명 없었다](https://www.chosun.com/resizer/v2/GRSDOM3GGRTDMMZVMIZWEMRSGI.jpg?auth=3660099caccde3b5cc42f8a35fb1d3d3ed7245720ce0ddba78c999c2772ee0ad&smart=true&width=399&height=255)
![[사설] 국힘 대표 부인이 김건희에게 가방 선물, 민망하다](https://www.chosun.com/resizer/v2/MVQTQNLDMJSDONRTMVQWINDBG4.jpg?auth=8141846de3d24a96723f9b1cff26e76f746dd63a88bb3beb44b86fbf01793855&smart=true&width=6673&height=4246)
![[朝鮮칼럼] ‘진보 정권의 아이러니’ 재현하지 않으려면](https://www.chosun.com/resizer/v2/VXXDKUIJUJCOLIT4M4DA47BFKY.png?auth=47d5c0a683690e4639b91281f2cab5fd3b413998a70d2183f12a92e1f1b8119d&smart=true&width=500&height=500)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87] K팝, 그래미상 ‘빅4′ 고지 오를까](https://www.chosun.com/resizer/v2/5XHK7PZ56NHTTKH7COJFQ4M54Q.png?auth=664876bab5cee8d9c73896a7d01b64f27386130e62bef9ae4289fdb3837c803b&smart=true&width=500&height=500)
![[동서남북] 원산·갈마 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을](https://www.chosun.com/resizer/v2/273GIBFF3NCHBC5LVGUUIDK3GM.png?auth=2dc473a67ab5cc661f563ad05832554564124579b2d90352af8c3782f593b38f&smart=true&width=500&height=500)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95] 밥그릇 심장](https://www.chosun.com/resizer/v2/JZ2DPK7OZBANLBLB5SS5OH3S6I.png?auth=9fb621a8d43376974dd4c21736aba72e87fd3876911d9303e1df9f5adebb9cb7&smart=true&width=500&height=500)







![닷컴 버블의 교훈[김학균의 투자레슨]](https://www.edaily.co.kr/profile_edaily_512.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