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유심 정보 해킹 사고 이후 불안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로 빠르게 갈아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대비 300배 넘는 인원이 SK텔레콤을 해지하고 번호 이동을 택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하루 동안 SK텔레콤에서 KT,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순감 인원은 2만5403명으로 집계됐다.
평소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순증감폭은 하루 수십명 감소 수준이었다. 이달 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순감 인원은 2107명으로 일평균 -84명에 그쳤다. 하지만 해킹 사고에 대한 소식이 퍼지면서 토요일인 지난 26일 1665명으로 순감 인원이 대폭 증가했다. 이어 지난 28일 하루만에 2만5403명으로 폭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루 만에 이 정도로 인원이 빠져나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알뜰폰으로 옮긴 사람은 집계되지 않은 숫자여서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인원이 SK텔레콤을 해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SK텔레콤 해킹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오후 11시 40분께 해커의 악성코드 공격으로 이동가입자식별번호, 단말기고유식별번호, 유심 인증키값 등 가입자의 유심 정보 일부가 유출된 정황을 발견했다고 22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원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을 무상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7일에는 정부와 협의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후 발생한 불법 복제 피해는 100%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와 유출 경로 등이 확인되지 않아 가입자의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8일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했지만 고객이 일시에 몰리고 유심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