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자 의료기관 응급실에 실려 오는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된 뒤 두통, 구토, 신경 이상 등을 호소한다면 바로 체온을 낮추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온열질환으로 전국 517개 의료기관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11명이었다. 지난 7일 이후 사흘 연속 100명을 넘었다. 8일 온열질환으로 신고된 환자는 254명으로, 2018년 8월 3일 이후 7년 만에 하루 신고 환자 200명을 넘었다.
질병청은 올해 5월 15일부터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일사·열사병, 열실신 등의 증상으로 9일까지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357명, 사망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8일 1000명을 넘어섰다. 2011년 감시 체계를 운영한 뒤 가장 이른 시기에 1000명에 도달했다. 지난해엔 7월 9일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486명 신고돼 3명이 숨졌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된 올해 온열질환자는 지난해의 2.8배, 사망자는 3배로 급증했다.
올해 환자를 직업군별로 보면 단순노무 종사자가 335명(24.7%)으로 가장 많았다. 온열질환자 신고가 집중된 시간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였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선 오랜 시간 뜨거운 온도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여름철 구름이 없이 맑은 날이라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햇빛에 노출되는 작업 등은 삼가야 한다. 임지용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바로 체온을 낮추고 의식이 없다면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