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계약 남아" 원론적 답변하면서도 이적에 '여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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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벤트홀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거스 포옛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5 doo@yna.co.kr
(전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거취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감독은 꼰 다리의 발을 까딱거리기 시작했다.
포옛 감독의 올겨울 거취는 K리그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선수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볐고 감독으로도 EPL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나 이후 점차 유럽 축구계의 중심부에서 멀어져가던 포옛 감독은 전북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몰리며 '난파선'으로 전락했던 전북의 지휘봉을 잡아 1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되돌려놨다.
이런 그를 유럽 구단들이 모셔가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미 지난여름 몇몇 구단이 포옛 감독에게 영입 제의를 해왔다.
유럽 리그가 시즌 중 재정비를 하는 겨울이 되면, K리그1 챔피언을 조련해 낸 그를 향한 구애 몸짓은 더 크고 확실해질 터다.
포옛 감독과 전북의 계약은 내년까지다.
그러나 위약금까지 부담해 가며 포옛 감독을 모셔가겠다는 구단이 나온다면, 사실상 전북으로서는 그를 붙잡을 방법이 없다.
프로구단에서 우승은 '이미 내린 눈'과 같다는 말이 있다. 포옛의 거취 문제는 전북이 치워야 할 가장 큰 눈덩이가 될 수도 있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우승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포옛 감독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포옛 감독은 최대한 '원론'에 가깝게 답했다.
그는 "지난 6월에 연락이 있긴 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승이 가까운 상황이었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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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벤트홀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거스 포옛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5 doo@yna.co.kr
이어 "아직 전북과 계약이 남아있다. 구단 측과 중요한 미팅을 내일 갖는다. 프리시즌은 이미 준비돼 있다. (미팅에서) 어떤 얘기가 있을지는 확답할 수 없다. 난 늘 먼 미래에 관해 얘기하는 걸 지양한다. 난 두 번째 트로피(코리아컵)를 들어 올리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여지'도 남겼다.
그는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하겠다. 보통 구단들은 감독을 해고할 때 이 감독이 팀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감독의 의지로 구단을 떠나면 그 감독이 팀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말하곤 한다"면서 "난 구단이 어떤 경우든 나를 똑같이 평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말에 장내가 술렁였다.
그러자 포옛 감독은 "지금 아무 제의도 없다.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웃으며 거듭 강조했다.
포옛 감독이 1부 리그에서 맡은 팀을 우승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우승을 두고 "내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거둔 가장 큰 업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그는 전북 지휘봉을 놓지 않는다면, 내년 가을부터는 '아시아 무대'에 도전한다.
전북은 2026-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아시아의 강팀들과 대결한다.
포옛 감독은 K리그 구단들이 아시아 무대에서 예전처럼 좋은 성적을 내려면 행정적,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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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벤트홀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가 열리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진섭 선수, 거스 포옛 감독. 2025.11.5 doo@yna.co.kr
그는 "과거 K리그 구단들이 우승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엄청나게 투자하면서 수준이 다른 전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 대회 광주FC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보면 불공정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가 다시 '아시아 리딩 리그'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더 좋은 상태에서 국제대회에 나갈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아시아 클럽대항전이 추춘제로 바뀌면서 우리 팀이 가을쯤 돼서야 ACLE 경쟁을 시작하는 것도 참 기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승의 순간 떠올린 사람이 누군지를 묻는 말에는 가족이 아니라 '선수들'이었다고 답했다.
포옛 감독은 "전북에 부임하기 전에 지난 시즌 마지막 석 달 동안 치른 경기들을 영상으로 복기했다. 선수들이 얼마나 그라운드에서 고통스러워했는지 볼 수 있었다. 강등에 대한 압박감,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이 컸을 거다. 그러나 올 시즌 우승해냈다. 선수들이 보여준 헌신과 노력에 가장 감사하다"고 말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1월05일 15시29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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