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뇌 건강관리 패러다임
삶 송두리째 흔드는 돌발 뇌질환… 급성-증상 방치-진단기술 부족에
조기 발견 통한 중증 진행 못 막아… 뇌 기능 변화 실시간-지속 추적 시
이상신호 조기 포착, 예방 및 치료… MRI 한계 넘어 뇌 관리 혁명될 것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질병이 급성으로 너무 빠르게 진행돼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다가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다. 둘째, 증상을 느끼고도 방치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중증으로 악화된 경우다. 셋째, 현재의 진단 기술로는 중증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질환을 알아내기 힘든 경우다. 이 세 원인을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작은 변화도 감지할 수 있는 첨단기술로 최대한 자주 건강 상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뇌 신경계 질환을 해결하기 위해선 뇌신경 회로망의 기능을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뇌 건강을 지키려면 뇌 신경계 회로망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뇌에 관한 지식과 기술의 한계 때문에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뇌 기능에 대한 이해를 통해 뇌 기능을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고 있다. 이는 건강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 한순간에 “치매입니다” “파킨슨병입니다”와 같은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지 않게 될 수 있다. 세밀한 뇌 기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뇌의 노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거나 집중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있다와 같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또 “뇌의 특정 회로 영역에 이상신호가 발견되는데, 이것이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거나 “팔다리 떨림은 뇌 특정 부분의 이상신호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등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런 정보가 축적되면 생활습관 개선과 맞춤치료를 통해 중증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뇌 영상기술은 뇌 내부를 정밀하게 보여 주는 창을 열어 줬다. MRI는 종양처럼 형태 변화로 눈에 보이는 것들을 찾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강력한 자기장을 필요로 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에서 측정이 어려웠다. 아울러 뇌 활동을 빠른 속도로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한계가 있어 뇌 기능을 측정하는 도구로는 널리 쓰일 수 없었다. 뇌파 측정은 MRI보다 오래된 기술이지만, 신호에 노이즈가 많고 이로 인해 판독이 까다로워 지금까지는 수동으로 뇌전증 발작 여부를 분석하는 용도 이외에는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과 뇌 연구가 발전하면서 뇌파를 이해해 환자의 뇌 회로 기능을 이해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상용화되고 있다.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는 기술은,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조차 새롭게 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뇌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며, 그 세계를 정복하는 길은 뇌 기능을 눈으로 보게 되는 데서 시작된다. 이는 뇌 건강 관리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다. 내 뇌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조절할 수 있다면, 드라마 속 주가람 선수에게 각종 역경을 안긴 중증 뇌 신경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중증질환에 이른 경우라 해도 기능 회복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생은 뇌 질환이란 고난이 더해지지 않더라도 많은 고행이 따르는 여정이다. 뇌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인류는 새로운 행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1 month ago
13
![[사설] 檢 항소 포기, 대장동 일당과 李 대통령에 노골적 사법 특혜 아닌가](https://www.chosun.com/resizer/v2/MVRDCYLFGU2DOYLCGEZTCZRXME.jpg?auth=e7208408e32f3c86fca96d1cc26ab946aa0573ff3afc88149eaf47be452d2014&smart=true&width=4501&height=3001)
![[팔면봉] 검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여권 인사도 놀란 듯. 외](https://it.peoplentools.com/site/assets/img/broken.gif)
![[사설] 권력 앞에 검찰권 포기, 용기 있는 검사 단 한 명 없었다](https://www.chosun.com/resizer/v2/GRSDOM3GGRTDMMZVMIZWEMRSGI.jpg?auth=3660099caccde3b5cc42f8a35fb1d3d3ed7245720ce0ddba78c999c2772ee0ad&smart=true&width=399&height=255)
![[사설] 국힘 대표 부인이 김건희에게 가방 선물, 민망하다](https://www.chosun.com/resizer/v2/MVQTQNLDMJSDONRTMVQWINDBG4.jpg?auth=8141846de3d24a96723f9b1cff26e76f746dd63a88bb3beb44b86fbf01793855&smart=true&width=6673&height=4246)
![[朝鮮칼럼] ‘진보 정권의 아이러니’ 재현하지 않으려면](https://www.chosun.com/resizer/v2/VXXDKUIJUJCOLIT4M4DA47BFKY.png?auth=47d5c0a683690e4639b91281f2cab5fd3b413998a70d2183f12a92e1f1b8119d&smart=true&width=500&height=500)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87] K팝, 그래미상 ‘빅4′ 고지 오를까](https://www.chosun.com/resizer/v2/5XHK7PZ56NHTTKH7COJFQ4M54Q.png?auth=664876bab5cee8d9c73896a7d01b64f27386130e62bef9ae4289fdb3837c803b&smart=true&width=500&height=500)
![[동서남북] 원산·갈마 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을](https://www.chosun.com/resizer/v2/273GIBFF3NCHBC5LVGUUIDK3GM.png?auth=2dc473a67ab5cc661f563ad05832554564124579b2d90352af8c3782f593b38f&smart=true&width=500&height=500)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95] 밥그릇 심장](https://www.chosun.com/resizer/v2/JZ2DPK7OZBANLBLB5SS5OH3S6I.png?auth=9fb621a8d43376974dd4c21736aba72e87fd3876911d9303e1df9f5adebb9cb7&smart=true&width=500&height=500)







![닷컴 버블의 교훈[김학균의 투자레슨]](https://www.edaily.co.kr/profile_edaily_512.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