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득점 올린 7회 상황엔 "공 많이 보고 출루 원했는데 생각대로 돼"
워싱턴 인근 韓교민 등 응원…이정후 "가능하면 공 많이 던져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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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첫 경기에서 4-0 승리를 거두는 데 만점 활약을 펼친 뒤 활짝 웃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후 라커룸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긴 원정길 첫 경기에 승리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날 3타수 2안타 볼넷 1개와 2득점을 기록, 사실상 승리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0-0으로 지루하게 이어지던 7회 선두 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한 이정후는 이후 후속 타자들의 볼넷에 이은 내야 땅볼 때 3루까지 간 뒤 윌리 아다메스의 안타로 선취이자 결승 득점을 올렸다.
팀이 2-0으로 앞선 8회 1사에서도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두 타자가 연속 안타를 친 덕분에 다시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정후는 7회 상황에 대해 "오늘 (상대 팀 선발) 투수가 너무 잘 던지고 있었다. 제가 선두 타자였는데 그전까지는 빠른 카운팅 히팅을 했다면, 그 타석에서는 어떻게든 공을 많이 보고 출루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됐다"며 "일단 선발 투수가 교체됐고, 또 팀이 7회에 점수를 뽑아 생각대로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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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 전 배팅 연습을 하고 있다. 2025.5.24 min22@yna.co.kr
이날 안타를 2개 이상 치는 멀티히트로 타율을 0.276에서 0.282로 끌어올린 이정후는 타격감에 대해선 "오늘 결과적으로 2개의 안타를 쳤고, 또 팀이 이겨서 좋은 것 같다. 또 설령 안타를 치지 못했더라도 제가 느낀 타격 느낌은 괜찮은 것 같아서 조금 긍정적인 것 같다"며 앞으로 더 큰 활약을 예고했다.
4회에 선두 타자로 나와 안타를 친 이정후는 1사 후 시도한 도루가 성공한 듯 보였지만, 타자의 포수 2루 송구 방해가 선언되며 함께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정후는 도루 무산에 대해 "야구의 일부이고, 도루가 없어졌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며 "팀이 이기면 되는 것이어서 도루는 내일 또 할 수 있으면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들어 주로 3번 타자로 나섰던 이정후는 이날 처음으로 2번 타자로 나섰다.
그는 "타순은 어느 순서에 들어가든 상관은 없다. 그냥 경기를 치르다 보면 그 타선에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항상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감독이 2번으로 타순을 바꾸면서 특별히 주문한 게 있었느냐'는 물음엔 "없었다"며 "저번에, 홈 경기에서는 4번을 치기도 했기 때문에 타순이 바뀔 때마다 (감독님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건 없고, 그냥 똑같이 경기에 임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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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밥 멜빈 감독이 23일(현지시간) 팀이 이정후의 활약에 힙입어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5.23 min22@yna.co.kr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2번 타자로의 타순 변화에 대해 "그가 정말로 신경을 쓰거나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는 라인업에서 올해 매우 많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오늘 밤에 다시 한번 그랬다"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특히 7회 볼넷을 고른 이정후에 대해 "타석에서 집요했다(tenacious)"며 "알다시피 이정후는 외야든, 타석이든 환상적이다(fantastic)"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 교민들이 많이 찾았고, 이들은 중견수인 이정후가 수비할 때 조금 더 가까이 그를 볼 수 있는 외야석에서 주로 응원을 펼쳤다.
이정후는 "오늘 외야석을 보니까 엄청나게 많이 와 계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제가 가능하면 공을 많이 던져드리려 하고 있다. 그렇게나마 좋은 추억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 시작된 배팅 연습 시간부터 경기장에 와서 이정후를 응원한 에스더 문(26·한국명 문희진) 씨는 "이정후 선수의 완전 팬이다"라며 "올해는 작년처럼 다치지 않고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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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는 이정후(26)를 응원하러 온 에스더 문 씨(오른쪽)와 그의 남동생. 2025.5.23. min22@yna.co.kr
min22@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4일 12시5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