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쇼핑센터 카이더몰. 키즈카페와 아이스크림 가게가 즐비했던 쇼핑몰이 매장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이뤄진 건 아이들의 핫플레이스였던 3층 키즈카페 폐쇄였다.
평일에도 북적일 정도로 영업이 잘되던 키즈카페였는데 한순간에 문을 닫아버렸다. ‘중국의 저출생 문제도 심각하구나’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 자리에 들어선 매장을 보고 아차 싶었다. 미끄럼틀과 장난감을 밀어내고 자리 잡은 건 영유아·초등학생 대상 인공지능(AI) 학습기 판매점이었다. 그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빽빽하던 식당과 커피숍이 어느새 코딩으로 게임을 즐기는 디지털 놀이방이나 휴머노이드 로봇 체험숍으로 바뀌어 있었다.
초·중·고 과정에 AI 포함
레드테크(중국의 최첨단기술)의 저력을 톱다운 방식 산업 정책과 막대한 지원금에서 찾는 시각이 많다. 이건 반만 맞는 얘기다. 집중적인 고등교육과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 빅테크의 인재 확보, 이를 통한 스타트업의 기술 혁신이라는 사이클 맨 앞단에는 유소년 시절부터 이뤄진 중국의 AI 교육이 있다.
중국은 일찌감치 AI 교육 인프라에 주목했다. AI를 정부가 육성해야 할 특정 산업군이 아니라 미래 성장 산업을 위한 기초 토대, 즉 모든 첨단기술의 ‘쌀’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2017년 AI를 국가 비전으로 삼고 장기 교육 계획을 세웠다.
정책 실행은 촘촘하고 빨랐다. 일단 초·중·고 전 과정에 AI를 포함시키려고 했다. 초등은 AI 인지와 기초 도구 이해, 중등은 알고리즘과 응용, 고등은 프로젝트와 창의 융합에 초점을 맞춰 교육 단계를 수립했다. 학교장과 교원 재교육 체계까지 건드렸다. 목표 시점도 명확하게 세웠다. 2030년까지 AI 교육을 보편화하기로 한 것이다. 중앙정부가 판을 까니 지방정부는 경쟁적으로 달려들었다. 저장성 일부 지역은 AI 과목을 필수로 지정해 초1부터 고3까지 최소 시수(時數)와 교원 역량 기준을 문서로 못 박았다. 베이징시는 연 8시간 이상 AI 학습을 의무화했다. 허난성 등에선 로봇·드론 등 과학기술 융합 과목을 정규 교과로 편성했다.
인재 파이프라인의 비결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교실 밖으로 이어졌다. 각 지역 과학관과 산업공원에선 어린이·청소년 대상 AI 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됐다. 방학만 되면 부모는 자녀 손을 잡고 각종 로봇 행사를 다녔다. 학교 교육과 현장 실습을 반복하면서 아이들은 AI를 체화했다.
아이들의 활동 무대도 달라졌다. 전국 단위 로봇·AI 경진 대회가 생기고, 대회는 제대로 된 규정을 갖춘 정규 리그로 성장했다. 초·중·고 팀이 대거 참가하자 대학 영재반 연계 트랙까지 만들어졌다. 대학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은 AI 관련 학부 정원을 빠르게 늘리고, 수상 실적이 우수한 학생을 입학 시험과 무관하게 받아들였다. ‘명문대 사랑’이 유별난 중국에서 학과 정원이 증가하고 새 입학 통로가 생기니 학부모가 들썩거렸다. 초·중·고를 거쳐 대학·산업을 잇는 AI 인재 파이프라인이 구축된 것이다.
체질과 구조를 내버려둔 채 쏟아내기식 펀드, 단기 정책만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이끌 만한 산업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이 AI 패권을 잡는 건 이미 늦었다는 자조가 많다. 그렇기에 더 빠르고 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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