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구아현 기자
- 입력 2025.09.25 16:58
포용을 위한 AI 국회 심포지엄서 발표
탄자니아 현지 AI 기반 특수 교육 지원 사례 공유

“열악한 여건에서도 인공지능(AI)을 통해 특수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교육 격차 해소에 AI가 중요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이보람 대구대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용을 위한 인공지능: 특수교육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다’ 정책 심포지엄에서 탄자니아 특수교육 현장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교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지원으로 진행 중인 탄자니아 특수교육 지원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아프리카 대륙 동부에 위치한 탄자니아는 우리나라보다 4-5배 큰 영토를 가지고 있지만 특수교육학과가 있는 대학이 단 두 곳뿐”이라며 “이러한 열악한 여건에서도 AI 기술을 통해 특수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탄자니아에는 약 500만 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 중 아동·청소년이 30%를 차지한다. 의사소통 장애, 지적 장애, 발달 장애 아동들의 비율이 특히 높아 교육적·사회적 소외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는 “장애 아동이 태어나면 가정에서 숨기거나 등록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많아 실제 수치는 더 클 것”이라며 “우리나라 과거와 유사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지난해 8월부터 탄자니아에 발달장애 아동을 위해 게임 애플리케이션 기반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태블릿 PC로 진행되는 12개 세션은 ‘불·물·숲·땅의 섬’을 되찾는 스토리 구조로 설계돼 아동들이 분류하기·기억하기 등 기본 인지 훈련을 놀이처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아이들이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모험 스토리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학습에 몰입한다”며 “교육이 놀이처럼 다가갈 때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또 교사들을 위해서는 챗GPT API를 활용한 AI 기반 개별화교육계획(IEP) 작성 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12개 학교 교사 27명이 참여 중이며 대기자 명단이 생길 정도로 호응이 높다. 이 시스템은 아동별 발달 특성을 8개 영역에서 체크한 뒤 교사가 설정한 목표를 토대로 장단기 목표와 교육계획을 자동 생성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그는 “0에서 1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AI가 만들어준 틀을 바탕으로 1에서 2를 발전시키는 건 교사들이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다”며 “AI는 교사가 더 의미 있는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장애 아동과 가족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포용적 교육 환경을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과 부모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교수는 “프로그램 도입 후 아동들의 자신감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이전에는 특수학급에서 단순히 원예나 바느질만 배우던 아이들이 문제를 풀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느끼고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이미 한국 내 40여 개 장애통합 어린이집에서 활용되고 있어 효과가 검증됐다. 부모, 교사, 치료사가 함께 협력해 IEP를 작성·수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 교수는 “AI 기술을 통한 특수교육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교육 격차를 줄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탄자니아 같은 국가에서도 법적으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장애인 관련 법령이 제정되고 2010년에는 포용교육 전략이 구체화하는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어, AI 기술과 결합하면 빠른 발전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탄자니아 프로젝트와 같은 포용적 AI 교육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향후 동료 교사 간 학습 시스템 구축과 더욱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을 통해 프로그램의 현장 적용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특수교육 AI 심포지엄은 강경숙 조국혁신당 국회의원과 THE AI, 서울교대 AI가치판단 디자인 연구센터, 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 눈’이 주최하고 미니게이트, 블루바이저시스템즈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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