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심리학박사'게임은 중독물질이 아니다.' 지난 15일, 서울 성수동 'K게임 현장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 한마디는 한국 게임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강력한 신호처럼 들렸다.
과거 정부가 이른바 '중독법' 추진 등을 통해 게임을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묶어 규제에 집중하면서 산업의 성장동력을 저해했다는 자성의 메시지도 있었다. 대통령의 “재미 없는 게임은 존재할 수 없다”는 언급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었다. 게임의 핵심인 '몰입'을 산업경쟁력의 원천으로 재정의 한 것이다.
과거 어떤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보지 못한 파격적이고, 감격적인 발언들이었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는 게임을 청소년 '과몰입'이나 '중독'의 부정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강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게임을 문화산업, 일자리, 수출 등을 이끌어가는 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 충분했다. 물론 청년 노동환경 문제, 확률형 아이템 등 이용자 권리 문제 등 현안의 문제도 지적했지만, 부정적 이슈 일변도에서 벗어나 균형잡힌 메시지는 게임산업계 뿐 아니라 관련업계 종사자와 학계에서도 호평을 이끌어 냈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발언은 향후 구체적인 제도적, 정책적 지원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20~30대,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치적 제스쳐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전환은 행동으로 증명될 때 완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13일 부산에서 열리열리는 지스타(G-STAR)에 이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지스타 개막전야제로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개최된다. 게임대상의 훈격은 '대통령상'이다. 이제까지 훈격은 대통령상이었지만 직접 상을 시상한 적은 없다. 게임산업과 문화에 대한 오랜 부정적 고정관념으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었다. 이는 단순한 시상의 부재를 넘어, 사회가 어떤 산업을 정당한 가치로 인정하는 '상징적 승인(symbolic recognition)'의 결핍을 보여준다. 대통령의 직접 시상은 그 결핍을 메우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마침 올해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30주년을 맞이한다. 공자가 논어에서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 한 것처럼, 우리 게임 산업도 이제 스스로의 뜻을 세우고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설 자리에 올랐다. 2023년 기준 한국 게임 산업은 연간 약 98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수출액을 기록하며 K콘텐츠 수출의 약 70%를 책임지는 독립적인 주체로 바로 선, '이립(而立)'의 전환점에 서 있다.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상을 수여한다면, 이는 단순한 시상이 아니라 국가가 문화산업으로서 게임을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가장 명쾌하고 역사적 장면이 될 것이다. 업계에는 자부심을, 게임을 이용하는 60% 이상의 국민에게는 신뢰를 주는 가장 강력한 문화 메시지다.
상상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점이다. 한국 게임산업은 이미 세계를 움직이는 문화의 중심에 있다. 이제 대통령의 한 걸음이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상징적 승인의 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올해 부산에서 그 역사적인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면, 그것은 한국 게임정책이 맞이한 새로운 '이립(而立)'의 순간으로 역사가 기록하게 될 것이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심리학박사 zzazan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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