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이 무릎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옛 인보사)를 척추디스크 치료제로도 개발한다.
코오롱티슈진은 TG-C의 치료 용도(적응증)를 척추 디스크로 넓히기 위한 임상에 내년부터 나설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TG-C는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척추 디스크 임상에 대한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상태”라며 “임상시험수탁업체(CRO)를 정하는 대로 내년 하반기부터 임상기관(병원)을 지정해 투약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척추 디스크 환자 24명에게 TG-C를 투여하고 24개월 동안 추적 관찰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티슈진이 TG-C의 치료 영역을 무릎 골관절염에 이어 척추 디스크로 넓히려는 것은 시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해 치료제 시장 규모는 퇴행성 척추디스크가 14조7668억원으로 무릎 골관절염(5조7965억원)의 세 배 수준이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무릎 골관절염 시장 점유율을 10%로만 가정해도 코오롱티슈진의 연 최고 매출(피크 세일즈)은 11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척추디스크에도 TG-C를 쓰면 이보다 매출이 몇 배 이상 늘어날 잠재력이 생긴다”고 했다.
TG-C는 염증 완화 물질을 분비하는 형질전환세포와 연골세포를 혼합한 세포유전자치료제다. 국내에선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2년 만인 2019년 승인이 취소됐다. 고시된 성분외 의약품에 포함된 세포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FDA도 임상투약 중단을 권고했으나 이후 안전성 관련 우려가 해소됐다고 보고 임상 재개를 승인했다. 지난 4월 코오롱티슈진은 최대 15년에 걸쳐 미국 임상에 참여한 환자 14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암 발병률이 미국인 평균 암 발병률과 유의미하게 다르지 않다고 발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두 건의 임상 3상 투약을 모두 마쳤으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적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7월과 10월 임상 주요 결과(톱라인)를 잇달아 발표한 뒤 FDA에 신약허가(BLA)를 신청할 전망이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앞으로 TG-C를 상업적 잠재력이 높은 다양한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척추 질환은 무릎 골관절염과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으로 환자 수가 매우 많고 현재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초기 임상 결과만으로도 기술 이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