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국가 공인 인공지능(AI) 자격증으로 지정된 AI 활용 능력 검정시험 AICE(에이스·AI Certificate for Everyone)의 응시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22년 11월 첫선을 보인 이후 누적 응시생이 4만 명에 육박한다. 올해는 2만여 명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AICE를 도입해 활용하는 기업·기관도 200여 곳에 이른다.
◇“데이터 분석가에 필수 시험”
지난 27~28일 올해 제3회 AICE 정기시험이 치러졌다. AICE 베이식과 어소시에이트, 프로페셔널 등 세 과목이 진행됐다. AICE는 한국경제신문사와 KT가 함께 개발한 AI 교육·평가 도구다. ‘전 국민의 AI 역량 강화, AI 대중화’를 위해 만든 시험이다. AI 교육 콘텐츠와 이에 기반한 평가 시험을 함께 제공한다. 대상과 난도에 따라 베이식, 어소시에이트, 프로페셔널, 퓨처, 주니어 등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AICE 어소시에이트는 작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공인 민간 자격’을 얻었다. 공인 민간 자격은 자격기본법에 따라 국가 자격과 같은 지위를 인정받는다. 이 법 30조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직무 분야의 공인 자격을 취득한 자를 우대할 수 있다.
민간도 마찬가지다. 학점 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졸자는 전문대 학점, 전문대 졸업자는 대학 학점 인정이 가능하다.
청년들은 지자체 지원을 받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AICE 사무국 관계자는 “국가 공인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대학생, 직장인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임직원 교육과 채용을 위해 AICE를 도입하는 기업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해 AICE 어소시에이트 자격증을 획득한 천재교과서 대규모언어모델(LLM) 엔지니어 정우찬 씨는 “AICE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에게 아주 유용하다”며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디테일을 빠뜨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기시험에선 AICE 어소시에이트가 공인 민간 자격으로 인정받기 전에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대상으로 ‘완화검정’ 시험도 치러졌다. 완화검정은 민간 자격을 공인 자격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험을 뜻한다. 문항 수나 시험 범위 등에서 기존 시험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 완화검정 시험은 올해 12월 열릴 예정이다.
◇AICE 도입 기업·기관 200여 곳 달해
임직원의 AI 역량을 높이고 채용 시 AI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AICE를 활용하는 사례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부터 AI 전문인력을 채용할 때 AICE 자격 취득자를 우대한다. 2025년도 1차 전문인력 AI 분야 4급(과장) 채용 우대 요건으로 ‘AICE 어소시에이트’ 취득을 추가했다.
지금까지 AICE를 임직원 역량 제고 방안으로 도입한 기업과 기관은 200여 곳이다. KT 신한은행 하나은행 삼성생명 HD현대중공업 등이 AICE를 승진, 부서 배치 등 인사(HR) 관련 주요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삼성물산 OK저축은행 영인과학그룹 디에스네트웍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이 임직원 교육을 위해 AICE를 신규 도입했다.
대학에서도 AICE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고려대 성균관대 홍익대 부산대를 비롯한 전국 60여 개 대학이 AI·소프트웨어 과정 등에 AICE를 도입했다.
AICE 응시자가 늘면서 교육업계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AICE 어소시에이트 교재를 출간한 이패스코리아는 최근 초판을 완판하고 개정판 작업에 들어갔다. 정기시험에 대비해 이론과 문제 풀이 등을 결합한 온라인 교육 과정도 마련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