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파괴하자는 게 아니라 유해성을 관리할 대표 기업을 키우자는 겁니다.”
올해 7월부터 두 달 넘게 ‘방치되는 도시광산’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들은 재자원화 기업 관계자의 공통된 얘기다. 재자원화는 광산 대신 폐인쇄회로기판(PCB)과 폐촉매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한다는 점에서 ‘도시광산 산업’으로 불린다.
그동안 도시광산 산업은 발전이 더뎠다. 산업통상부와 기획재정부,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세 부처의 역할 분담이 모호했다. 산업 진흥과 자원 안보 정책은 산업부가 담당하고, 해외 의존이 큰 재자원화 원료에 할당관세를 매길지는 기재부가 결정했다. 폐기물 관리 책임은 기후부가 지다 보니 중심점을 찾기 어려웠다.
특히 규제 부처인 기후부 입김이 크게 작용해왔다. 기후부는 국가 간 폐기물 이동에 글로벌 규제인 ‘바젤협약’을 준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환경 규제가 느슨해지면 국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폐기물을 자원으로 관리하는 정책에는 비교적 소극적이었다.
부처 고유의 DNA는 정부 정책 방향을 모호하게 만든다. 반대로 부처 간 견제와 균형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건설적 개선책이 나올 수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두고 “국무위원끼리 싸우라(산업부, 고용노동부)”며 정부 내부 토론을 강조한 이유도 이런 취지일 것이다.
지난 4일 제2차 대통령 주재 핵심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이형일 기재부 1차관과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이 대통령 질문에 답하며 한국형 도시광산 육성 정책 해법을 찾아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당시 이 대통령이 “폐기물 수입을 쉽게 해달라니 우리 국민이 듣기엔 납득이 쉽게 안 될 것 같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폐기물이라는 단어 때문”이라며 “폐자원(으로 봐야 한다)”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의 발언 이후 한국형 도시광산 육성 정책은 ‘진짜 첫발’을 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기후부의 ‘규제 DNA’가 다시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기후부는 산업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이관받은 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설정을 주도하고 있다. 산업계에선 “탄소배출권 정책은 기업 비용으로 직결될 수 있다”며 부처 간 견제(산업부-기후부)가 약화했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치인 출신 김 장관은 기후부 장관 취임 이후 ‘규제 부처의 한계를 깨겠다’고 강조하고 있다.도시광산업계는 ‘폐기물이 아니라 폐자원으로 보자’는 김 장관 발언이 규제 부처였던 기후부의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첫 사례가 되길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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