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누가 대화와 타협, 정치 복원을 막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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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누가 대화와 타협, 정치 복원을 막고 있나

정권이 바뀌고 눈에 띄는 점은 여야가 ‘대화의 정치’를 시도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국회에서는 여야 원내지도부가 매일 마주 앉아 이견을 좁히고 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던 지난 몇 년과는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다.

그런데 대화의 정치 복원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진영 극단에 서 있는 지지층이다. 특히 ‘개딸’(개혁의 딸들)로 불리는 여권 강성 지지층은 아직도 화가 쌓여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을 향하던 화살을 이젠 당내로 돌리고 있다. 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의원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멸칭)이라고 낙인찍으며 요직을 맡지 못하도록 선동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고심 중이다. 야당은 줄기차게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넘겼다가는 어떤 비난이 쏟아질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강성 지지층은 이제 대놓고 특정 인사를 세워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3선 이상이 맡던 국회 관례 등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회 안팎에서는 법조 경험과 선수(選數)를 종합하면 박범계 의원이 적격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 의원 내정설 보도가 나온 다음날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밤사이 SNS를 통해 김 원내대표 전화번호가 공유됐고, 강성 지지층이 박 의원은 안 된다는 문자 폭탄을 퍼부었다고 한다.

강성 지지층은 “협상파는 안 된다” “박 의원이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개혁을 성공시키지 못했다”고 공격한다. 22대 국회 법사위 간사를 하면서 사법개혁을 위해 뛴 박 의원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었다. 강성 지지층 머릿속에는 행정부와 의회권력을 장악했으니 ‘우리 마음대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생각이 여전하다.

이 대통령이 대표를 맡던 시절 민주당은 ‘당원주권정당’을 표방했다. 이 말에 적극 동조했던 한 의원은 “당원주권이 너무 심화되다 보니 강성 유튜버가 득세하는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강성 유튜버가 강경파 의원만 선호하다 보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협치를 강조한다. 무너졌던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대통령과 여당 모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협상하는 정치인을 덮어놓고 비난하는 극단적인 주장은 민주주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시절과는 달라져야 한다며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지지층도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대통령과 여당에 지지를 보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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