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울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했다. SK그룹과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손잡고 7조원을 투자해 짓는 이 데이터센터는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선다. 8월 착공하는 3만6000㎡ 부지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6만 개가 들어간다. SK와 아마존은 이곳을 동북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100조원을 투입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이 대통령인 만큼 이 데이터센터 출범이 누구보다 반가웠을 것이다. 제조업 도시 울산에 ‘AI 고속도로’의 핵심 인프라가 들어선다는 점 역시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이날 AI 사업 관련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주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준희 삼성SDS 사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등이 참석했는데, 이 대통령은 “기업의 위대함이 이런 분들의 뛰어난 능력으로 (이어져) 우리 산업과 경제계를 이끌고 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이 발표한 핵심 및 신흥 기술 지수에서 5위를 차지한 한국은 AI 분야는 9위에 그쳤다. 일본(10위)은 간발의 차이로 앞섰지만, 인도(7위)에는 뒤졌다. AI 3대 강국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인력 부족과 민간의 저조한 투자가 한국의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다.
AI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급선무다. 울산 데이터센터는 인근 SK 열병합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으니 별 문제가 없겠지만 수도권에 들어설 데이터센터들은 다르다. 대학들이 전력난으로 AI 연구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 이 역시 정부가 팔을 걷고 해결에 나서야 할 문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참석 기업인에게 “산업 정책을 짤 때는 현장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는 게 제일 좋다. 필요한 정책에 대해 자주 대화하자”고 했는데, 이 말만 실천해도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