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분석·이동식 주택 설계…AI,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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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핑 AI 서비스가 축구선수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갤로핑 제공

갤로핑 AI 서비스가 축구선수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갤로핑 제공

인공지능(AI)이 스포츠, 제조, 건축 등 전통 산업의 경쟁 구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축구 경기 분석, 3차원(3D) 데이터 압축, 모듈러 건축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AI 기반 솔루션을 앞세운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것아 대표적이다. 기존 인력 의존형 업무를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테크 업계에 따르면 캡스톤파트너스가 최근 주최한 ‘제75회 AI 미래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서는 AI를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접목한 신생 기업들이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축구 유망주 발굴과 구단 선수 관리에 AI를 적용한 갤로핑이 눈길을 끌었다. 손이경 갤로핑 대표는 1만여 건의 축구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AI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를 자사 ‘AI 축구 센터’에 적용해 1250가지 평가 항목을 마련하고 선수의 기량과 성과를 수치화했다.

손 대표는 “기존에는 코치들이 ‘자세가 낮다’ ‘안정적이다’처럼 모호한 피드백을 줄 수밖에 없었지만 AI가 산출한 객관적 수치는 감독과 선수 모두에게 설득력을 준다”고 말했다.

갤로핑은 이 솔루션을 유망주 육성뿐 아니라 선수 이적·거래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화성FC, 박지성 축구센터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3D 데이터 압축 솔루션을 개발한 그리네타도 주목을 받았다. 김태웅 그리네타 대표는 “3D 데이터는 활용도가 높지만 전력 소모와 저장·전송 비용이 크다”며 이를 해결할 AI 기반 압축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리네타 솔루션은 전문가가 1시간 걸리던 압축 작업을 30초 만에 끝낸다. 김 대표는 “경쟁사 제품은 압축 후 데이터 표면에 결함이 생기지만 우리 기술은 품질 저하 없이 최적화를 유지한다”며 “도입 기업들은 연간 수백억 원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네타 솔루션의 기술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실시간 3D 데이터 생성 표준인 ‘glTF 2.0’ 개발 프로젝트 참여 요청도 받았다.

김 대표는 “오는 10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 행사 ‘시그라프 2025’에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AI로 모듈러 하우스 시장을 공략하는 유닛랩도 관심을 끌었다. 이 회사는 고객이 웹에서 직접 사양을 선택하는 맞춤형 AI 설계와 건축정보모델링(BIM) 기반 자동화 생산 공정을 결합해 모듈러 건축물을 신속히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성민 유닛랩 대표는 “단독주택 브랜드 ‘유닛하우스’로 시장 입지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기업 사무실·복합시설용 ‘유닛빌드’로 대형 프로젝트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닛빌드를 적용하면 현장 건축 기간을 기존 대비 약 60%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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