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의 자유도와 매력적인 제작 시스템이 돋보이는 MMORPG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크로노 오디세이’가 오는 20일 오후 4시부터 23일 오후 4시까지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다. 올해 4분기 PC 및 콘솔 멀티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인 ‘크로노 오디세이’는 패키지 방식으로 판매를 예고한 액션 MMORPG다. 언리얼엔진5 기반의 고품질 그래픽, 고난도 액션, 다크 판타지 세계관 등이 특징이다.
실제 사전 체험을 통해 만나본 ‘크로노 오디세이’는 소울라이크가 연상되는 강력한 보스와의 전투와 평범한 중세 판타지 세계관 같으면서도 게임 전반에 걸친 암울한 연출과 설정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난도 높은 전투를 추구하면서도 심리스 월드 기반의 MMORPG답게 다른 이용자와 함께 하는 모험과 협력의 재미도 엿볼 수 있었다. 주어지는 퀘스트와 임무가 존재하지만 강요받는 느낌이 적고 눈에 보이는 수많은 나무와 풀, 암석, 동물의 사체 등에서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이 결합돼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감각도 느껴졌다.
사전 체험에서는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소드맨’, ‘버서커’, ‘레인저’ 등 3종의 캐릭터가 공개됐다. ‘팔라딘’, ‘어쌔신’, ‘소서러’도 캐릭터 선택창에서 엿볼 수 있었으나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개인적으로는 장총인 ‘머스킷’을 사용할 수 있는 ‘어쌔신’이 기대되기도 했다.
캐릭터는 ‘레인저’를 선택했고 무기는 주로 ‘활’을 사용했다. 각 캐릭터는 두 개의 무기를 선택해 실시간으로 교체할 수 있었고 무기별 숙련도 시스템이 적용돼 사용한 무기에 따라 마스터리 포인트를 얻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해당 무기와 관련된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었다.
사전 체험한 ‘크로노 오디세이’의 강점은 긴장감 넘치는 전투라고 느껴졌다. 캐릭터나 성장 수준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일반 필드 몬스터에게 3번 정도만 공격을 허용해도 ‘YOU DIED’ 문구를 볼 수 있었다. 일반 몬스터와의 전투도 상대의 공격을 피하거나 방어하는 등 최소한의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다. 물론 ‘레인저’의 경우 ‘활’을 주로 사용하면 원거리에서 적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금 수월하게 진행이 가능했다. 또 클래스에 따라 패링, 체력 흡수 등의 기술이 존재해 이용자의 숙련도나 캐릭터의 액션 스타일에 따라 과도한 난이도는 아닌듯했다.
다만 보스와의 전투는 확연히 달랐다. 에픽 퀘스트의 첫 번째 보스인 보이드 사도 ‘천 개의 창을 가진 자’의 전투는 개인적으로 큰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체력 회복 물약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1분으로 긴 편이고 보이드 사도의 일부 기술은 피해량이 매우 높기에 가능한 1번도 공격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공략이 가능했다. 마치 ‘이 정도 보스는 홀로 잡을 수 있어야 우리 게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와도 같았다.
다만 공략 완료 이후 필드 탐험을 진행하면서 굳이 퀘스트를 받은 즉시 도전할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채집, 채광을 통해 재화를 모아 장비를 더 갖추고 무기 숙련도를 높여 능력을 강화한 뒤 도전했으면 더 쉽게 공략이 가능했을 것 같았다.
특히 ‘크로노 오디세이’에서 주어지는 임무는 당장 수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딱히 콘텐츠 개방을 제한한다는 느낌이 없기에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다른 사전 체험 참가자의 경우 ‘스카이림’ 같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도 ‘크로노 오디세이’를 체험하면서 엘더스크롤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했다. 퀘스트 목적지를 표시하는 방식이나 특정 지역에 진입하면 발생하는 돌발 퀘스트 등이 이런 추억을 더욱 떠올리게 했다.
긴장감 넘치는 액션 전투와 함께 재미를 더해 주는 것은 제작 시스템이다. ‘크로노 오디세이’에 필드에서는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자원을 획득할 수 있었다. 곳곳에서 자라나는 풀과 식물을 채집하고 나무를 벌목해 제작 재료를 얻을 수 있었으며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각종 암석도 채광할 수 있었다. 동물형 몬스터도 대부분 도축이 가능해 가죽이나 고기를 얻을 수 있고 몬스터가 아닌 일반 동물도 사냥해 재료를 얻는 것이 가능했다. 호숫가에서는 낚시를 통해 물고기를 잡았다. 특히 생활 기술의 레벨이나 도구 등급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상위 등급의 자원을 채집하거나 채광할 수 있는 점이 돋보였다.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숫자도 부담이 없는 수준으로 보였다.
MMORPG답게 다른 이용자와 협력해 필드에 존재하는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도 클 듯 했다. ‘크로노 오디세이’에서는 초반부 지역에도 홀로 사냥하기에는 버겁게 느껴지는 보스들이 종종 등장했다. 사전 체험인 탓에 맛보기(?) 수준이지만 다른 이용자와 공략하는 경험도 즐길 수 있었다. 실제 서비스가 시작됐을 때 소수의 파티나 다수의 인원이 함께 공략하는 모습이 상상됐다.
전반적으로 ‘크로노 오디세이’는 정식 출시가 기다려지는 게임이었다. 개인적으로 일부 보스와의 고난도 전투가 부담이 됐지만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재미와 전투 및 제작 활동을 통한 성장을 모색할 수 있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무기 숙련도를 높여 스킬을 강화하고 재료를 모아 더 좋은 장비를 맞추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목적성과 충족감이 고난도 전투를 추구하는 액션 게임과는 살짝 다른 맛이 있었다. 소울라이크와 같은 어려운 게임을 싫어함에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 물론 사전 체험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여러 도전 콘텐츠에 좌절감을 느낄 모습이 상상되지만 더 다듬고 더 채워진 필드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