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미국 11개 주의 어린이 자폐증은 36명 중 1명꼴로 2000년의 150명 중 1명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한국도 취학아동 38명 중 1명꼴로 상당한 유병률을 보인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자폐증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도 많다.
자폐증 급증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꼽는 이유는 분류 기준이 크게 넓어졌다는 것이다. 진단 기준이 6개에서 16개로 늘었는데, 과거엔 6개를 모두 충족해야 했지만 요즘은 16개 중 절반만 돼도 자폐증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전적 요인에 더불어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복잡한 질병마저 정치의 영역에 들어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가의 일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그 장본인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케네디가 트럼프 진영에 합류하면서부터 예견된 일이다. 트럼프는 케네디에게 자폐증 등 만성 질환의 해결사 역할을 맡겨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겠다(MAHA)’고 했다.
그들이 자폐증의 주범으로 제시한 게 전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이다. 트럼프는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이 주성분인 타이레놀은 태아 기형을 야기할수 있는 이부프로펜 계열의 소염·진통제에 비해 가장 안전한 진통제로 알려져 왔으니, 트럼프의 발언으로 전 세계 임신부가 불안에 휩싸이게 됐다.
트럼프는 딱히 명확한 의학적 근거를 대지 않았다. 다만 2022년 이후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 등을 상대로 자폐증 관련 소송이 500건 이상 제기됐고, 최근 미국 연구기관에서 타이레놀과 자폐증 간 연관 가능성을 제기한 보고서들은 있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올해로 발매 70년이 된 타이레놀의 안정성에 훨씬 큰 점수를 주고 있다. 결국 미 FDA가 진위를 가리겠지만, 의사도 과학자도 아닌 트럼프가 민감한 문제를 너무 쉽게 건드렸다는 비난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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