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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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시작했고, 또 수없이 포기했다. 써놓은 원고를 수없이 바람에 날려 보냈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 서문에서 책을 쓰기 시작해서, 원고가 진척되고, 완성되기까지 20년간 겪은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위대한 작품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구상에서 탈고까지 60년이 걸렸다. 베토벤은 악상을 떠올린 후 16년간 수없이 고쳐 쓴 뒤에야 ‘합창교향곡’을 세상에 내놨다.

[천자칼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위대한 책과 예술품에는 한 사람의 땀과 열정 그리고 혼이 투사된다. 그래도 개인 작품은 작가가 죽기 전에 결실을 볼 수 있기에 사정이 낫다. 대규모 건축물은 주춧돌을 놓고 완공되기까지 한 사람의 생애를 훌쩍 뛰어넘고는 한다. 1248년 착공한 독일 쾰른대성당은 1880년 마무리될 때까지 632년이 걸렸다. 424년에 걸쳐 지어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성당은 여전히 오른쪽 종탑이 없는 미완성 상태다.

바티칸 성베드로성당(144년), 파리 노트르담성당(185년), 피사의 사탑(199년), 모스크바 크렘린(364년),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500년) 그리고 건설의 시작과 끝을 확정하기 어려운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대를 이어가며 지은 랜드마크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 완성을 보지 못하고, 언제 끝날지도 모를 일에 말없이 돌을 쌓아 올린 이들의 마음가짐은 어땠을까.

144년째 건설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파밀리아성당의 완공이 가시권에 들었다. 그제 성당 설계자인 안토니 가우디 100주기를 맞아 성당에선 ‘예수 그리스도의 탑’ 준공식이 열렸다. 172.5m 높이의 이 탑은 성당 첨탑 18기 중 가장 높고 중요한 상징물이다. 교황 레오 14세가 직접 가우디 추모 미사도 집전했다.

기부금으로만 건설되는 성당을 두고 가우디는 “내 의뢰인은 서두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의 생전에 성당은 채 4분의 1도 세워지지 못했다. 신에게 바치는 작품이기에 완벽함을 도모했기 때문일 것이다. 2034년께 최종 완공 예정인 사그라다파밀리아성당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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