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최대, 일자리는 최악…'고용 없는 호황'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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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취업자가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고,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수출 호조에 따른 경제 성장이 고용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의 늪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어제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2만 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4만 명 감소했다. 취업자가 줄어든 건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 심리가 냉각된 202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수출을 이끄는 제조업 고용 부진이 두드러져 우려스럽다. 5월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 명 줄며 23개월째 감소했다.

5월 수출이 877억달러로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6월 1~10일 수출액도 1년 전보다 86% 증가하며 기록을 새로 쓰는 중이다. 하지만 수출 호황의 온기가 고용시장으로 확산하지 못했다. 고용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 반도체 등 일부 첨단 산업에 수출 증가세가 집중된 탓이다.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 취업자도 25개월째 감소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청년 취업난 장기화다.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줄어 4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 고용률은 43.8%로 25개월째 하락세다. 경제의 허리인 40대 취업자도 4만3000명 감소했다. 60세 이상이 17만1000명 늘며 고용시장을 떠받쳤다. 청년과 40대 고용이 줄어든 곳을 세금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가 채우는 모양새다. 청년 일자리 감소는 소비와 내수 회복 지연을 부르고 잠재성장률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기업인데,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의 ‘3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 10곳 중 4곳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았다. 반도체 성장의 낙수효과를 극대화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과감한 규제 완화와 맞춤형 지원으로 기업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채용을 주저하게 하는 경직된 고용시스템을 손질하고, 정년 연장도 청년 피해가 없도록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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