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관객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어쩔수가없다'는 33만1525명(매출액 점유율 61.3%)을 모으며 1위로 출발했다.
영화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e)'를 원작으로, 한순간에 해고를 통보받은 가장 만수(이병헌)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차승원 등 톱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베니스·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토론토에서는 관객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상영됐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다만 전작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서경 작가 대신,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과 공동 각본을 맡아 색다른 결과물을 내놨다. 박 감독은 인터뷰에서 "2009년 이경미 감독과 함께 할리우드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한국적 맥락에 맞게 재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만큼 개봉 직후 반응은 엇갈렸다. 25일 오전 9시 기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6.63점으로 하락했고, CGV 에그지수는 83%를 기록했다. 메가박스 7.8점, 롯데시네마 8.4점으로 극장별 평점 차이도 나타났다.
앞서 개봉한 순연상호 감독의 '얼굴'은 순제작비 2억원으로 완성됐음에도 CGV 에그지수 95%,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8.17을 기록하며 비교되고 있다.
'어쩔수가없다'를 본 관객 중 "박찬욱 세 글자만 보고 예매했는데 배신당했다", "할인권으로 1000원 주고 봤는데도 돈이 아까웠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영화였다", "배우들을 이렇게만 활용하다니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후반부 전개가 늘어지고, 주인공에 대한 공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원작과는 다르지만 스토리도 좋았다", "가장으로서 공감 가는 이야기", "코미디 색이 묻어난 박찬욱 표 영화"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관객은 "극장을 나서며 계속 생각하게 되는 영화"라는 호평도 있었다.
'어쩔수가없다'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율 41.8%(21만1640명)로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찬욱 감독의 이름값과 이병헌·손예진 등 톱스타들의 출연 효과가 흥행에 탄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10만8726명을 동원해 2위로 출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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