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 부세미' 전여빈 "작품 속 중심축이 되려 노력했죠"

4 days ago 3

첫 타이틀롤 드라마…"연기할 때면 살아있다는 느낌, 여전히 열정 간직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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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여빈

[매니지먼트 mm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배경이 되는 가성그룹과 무창마을, 두 세계의 온도 차가 참 커요. 그래서 제가 중심축이 돼야겠다, 둘 사이를 무게감 있게 누르는 캐릭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ENA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종영을 기념해 만난 전여빈은 극 중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전여빈은 이 드라마에서 가성그룹 가성호(문성근 분) 회장 개인 경호원 김영란을 맡았다. 가난과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 때문에 버석하게 말라붙었지만, 내면에는 양심을 간직한 여자다.

영란은 가성호 회장과 계약 결혼을 한 뒤 신분을 숨기고, 엘리트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무창마을에 숨어든다. 분홍색 옷을 입고 눈빛이 서늘한 부세미는 초라한 영란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다.

그는 "영란은 버림받은 길고양이 같은 인물처럼 보였으면 했다"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목이나 팔이 해진 채로 입었다. 배우가 되고 싶어서 절박하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늘 절박한 영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세미는 사실 영란이 꿈꿨던 모습, 다시 태어나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었다"며 "항상 머리가 정돈돼 있고 화사한 옷을 입은 세상이 바라는 착한 여자"라고 덧붙였다.

본질은 같지만, 외양은 정반대인 그야말로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한 셈이다.

게다가 이번 드라마는 전여빈이 처음으로 타이틀 롤(제목에 이름이 들어가는 주인공)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타이틀 롤 작품이 잘 안되면 배우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붙는다는 업계에 공공연한 이야기가 있더라"며 "다행히 녹화가 거의 다 끝났을 때 그 이야기를 들었고, 막상 찍을 때는 부담이 없이 했다. 타이틀 롤 이라는 단어에 갇혔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긴장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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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 부세미' 속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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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부담될 법한 작품이었지만, 오히려 전여빈은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그는 "주연이라 촬영장이 거의 매일 출근했다"며 "끼니를 거르고, 잠도 못 자는 스태프들을 보면서 '우리는 왜 이 일을 이렇게 사랑할까' 다시 생각했고, 그들에게 힘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순간이 좋다"며 "'착한 여자 부세미'는 제 삶의 기쁨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전여빈은 2012년 독립 단편영화로 시작해 독립 장편영화, 웹드라마, 케이블 드라마 조연, 지상파 드라마 주연까지 한 발 한 발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고 차근히 올라온 연기자다.

그는 "대학에 가서 연기를 시작했지만, 배우는 아니었다"며 "누군가가 저를 작품에 써줘야 배우가 되는 것이니, 그때는 늘 쓰임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10여년 전의 열정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으며, 여전히 연기가 좋다고도 단단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이어 "당시 무대에 앙상블로만 올라가도, 단편 영화에 출연만 해도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고, 기쁨에 취해 황홀했다"며 "그때의 감동과 열정이 아직 제 안에 남아 있다. 지금도 저는 연기를 할 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 '검은 수녀들', 드라마 '우리 영화', '착한 여자 부세미' 등을 통해 바쁘게 활동한 만큼 당분간 몇개월은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도 귀띔했다.

"힘 조절을 하는 것이 프로라고 들었어요. 그땐 '열정을 어떻게 조절하라는 거지' 생각했지만, 이제는 좀 알 것 같아요. 올해 열심히 달렸거든요. 몇개월은 영화, 드라마, 공연도 보고 제 안의 열정을 성장시키고 성숙시킬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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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 부세미' 속 전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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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1월05일 08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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