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서민의 일상생활을 묘사한 장르화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그림은 당대 네덜란드의 마을 학교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글쓰기 시험을 본 날인 듯하다. 한 남자아이가 울면서 오른손을 선생님께 내밀고 있다. 나이 든 선생님은 나무 숟가락으로 아이의 손바닥을 때리려 하고 있다. 바닥에는 찢어진 시험지가 나뒹굴고 있다. 이 아이가 매를 맞은 이유일 테다. 가운데 있는 여학생은 친구가 맞는 모습을 보며 놀리듯 웃고 있다. 소녀 뒤에서 시험지를 든 또 다른 남자아이는 표정이 좋지 않다. 체벌을 예감한 건지 긴장해서 양 볼이 벌겋다. 교실 뒤에는 여전히 시험을 치고 있는 아이도 있고 책 주머니를 챙겨 교실을 빠져나가려는 아이도 보인다.
당시 네덜란드의 문해율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훨씬 높았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읽고 쓰고 계산하는 법을 배웠다. 여자아이들도 학교에 다녔다. 그 대신 교사의 훈육은 엄격했고 체벌이 성행했다. 벽 왼쪽 틈새에는 반쯤 빈 술병이 놓여 있다. 교사가 학교에서도 술을 마셨던 모양이다. 이렇게 스테인은 부도덕한 교사가 체벌하는 모습을 통해 학교가 인기를 잃는 이유를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사는 많아도 진정한 스승을 만나기는 어렵다. 그림 속 아이들은 술을 마시고 체벌을 일삼던 교사를 어떻게 기억할까. 긍정적인 답을 하긴 쉽지 않다. 그림 속 교사는 알까. 진정한 스승은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배움에 대한 열정과 기쁨을 불어넣는 사람이라는 것을.이은화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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