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용의 디지털 한류 이야기] 오겜과 한국 문화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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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27 17:38 수정2025.06.27 17:38 지면A21

[진달용의 디지털 한류 이야기] 오겜과 한국 문화산업의 미래

‘오징어 게임 시즌 3’가 27일 공개되면서 2021년 가을부터 시작된 오징어 게임 열풍이 대단원을 맞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에 걸쳐 인기를 끌었고 한류 팬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한국에서 ‘더 글로리’ ‘무빙’ 등 드라마는 물론 ‘피지컬: 100’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 해당 프로그램들이 전 세계로 전파되는 중요한 전기를 제공했다.

IP 협상에서 밀리는 韓 콘텐츠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그러나 국내 문화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넷플릭스 영향력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지식재산권(IP) 문제다. 황동혁 감독조차 오징어 게임 2를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돈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식재산권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구조를 빗대 지적한 것이다. 2022년 국내 케이블 방송을 통해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디즈니+ 등과의 협상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을 보장받지 못하게 되자 국내 방송으로 방향을 튼 사례다. 국내에서 먼저 인기를 끌고, 넷플릭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전 세계 한류 팬을 찾아갔다는 점에서 지식재산권도 지키고 한류 성장에도 도움이 됐다.

지난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 3 프리미어 이벤트’에 참여한 황동혁 감독(가운데)과 출연진.   넷플릭스 제공

지난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오징어 게임 시즌 3 프리미어 이벤트’에 참여한 황동혁 감독(가운데)과 출연진.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2와 3는 결국 지식재산권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한국 문화산업과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관계를 개선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넷플릭스는 또한 국내 제작 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하기도 했다. 많은 국내 문화 생산자가 지식재산권과 관계없이 넷플릭스 등으로부터 제작비를 받아 초대형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제작비 상승을 유발한 가운데, 국내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들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는 국내 OTT 플랫폼이 융합을 실현해 글로벌 플랫폼에 대응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OTT 플랫폼들은 지속적인 기업 간 융합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우영우'식 해외 진출 해법 주목

문제는 국내 OTT 플랫폼 숫자가 줄어들면 다양성 문제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한두 개 대형 플랫폼이 블록버스터 수준의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할 경우 넷플릭스 등에 대항할 수는 있으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문화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플랫폼은 이미 국내 시장에 깊숙이 진입해 있다. 한국 문화산업은 국내 OTT 기업의 대형화와 함께 어떻게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OTT와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상생할 수 있어야 하며, 드라마 우영우처럼 국내 수용자를 우선 대상으로 하고 이를 라이선스 형태로 글로벌 OTT에 제공하는 방식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한껏 높아진 국내 수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내면 전 세계 문화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진달용 사이먼프레이저대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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