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대해 비판자들은 서둘러 비난했다. 지지자들 역시 신속하게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번 상황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의 핵 시설이 “완벽하게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면서도 일부는 온전하게 남아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했다”고 말한 뒤 “(이란 핵 개발이) 상당히 후퇴했다”고 입장을 바꾸며 양쪽을 오가는 태도를 보였다.
핵 시설은 파괴됐을까
가장 불확실한 건 산 밑 깊은 곳에 있는 포르도 시설의 상태다. 미국 폭격기가 3만 파운드 무게의 벙커버스터 폭탄을 여러 발 투하했다. 이 폭탄들이 1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있는 포르도의 지하 동굴에 도달했을까. 뉴욕타임스는 포르도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지만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것도 확실하지 않다. 이번 공격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막고, 핵무기 개발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이란 지도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란 정권은 생존을 위해 핵무기 개발을 서두를 수 있다. 포르도에서 빼낸 농축 우라늄의 양이 핵무기를 제조하기에 충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이란의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했을 때처럼 이란의 대규모 대응이 없기를 기대하는 듯하다. 이란이 타격을 받고도 조용히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정을 유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성공할 것이다.
이란은 카타르의 미군 기지를 공격한 것처럼 중동 지역의 주요 미군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슬람 혁명수비대에 홍해의 국제 해상 운송을 차단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이란은 전 세계의 취약한 미국 관련 표적을 노릴 수 있다. 이런 길은 테헤란엔 자멸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란이 평화 협정을 거부하고 보복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더 깊고 장기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이는 중동 지역의 ‘끝없는 전쟁’ 기억을 되살리며 미국 국민의 지지를 잃을 수도 있다.
상당수 미국인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습 직전 시행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16%만 군사 행동을 지지했다. 60%는 반대했다. 여기에 공화당원의 53%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공격으로 ‘애국주의적 결집 효과’를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휴전 유지가 관건
이런 대중의 회의적 태도는 이란이 보복 능력을 지닌 국가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듯하다. 미국인 중 71%가 이란이 중동의 미군 기지를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을 발표하기 직전에 시행됐다. 휴전이 유지되면 미국인의 정서는 바뀔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자에게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앞으로의 상황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이란이 미국을 더 깊은 분쟁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단념했을 때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의 행정부 운명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달려 있다.
원제 ‘After the Strike, Iran Remains Unpredict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