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김원훈 "최민식 흥행부진으로 긁고 싶다" [인터뷰+]

6 days ago 4

/사진=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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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김원훈이 선을 넘나드는 '긁기' 비법을 공개했다.

김원훈은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직장인들' 시즌2 인터뷰 심자윤과 함께 임했다. 김원훈은 "실제 저는 굉장히 예의 바르다"고 강조하며 "그래서 촬영 부담감에 머리도 빠지고, 실제로 머리도 심고, 피스도 붙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직장인들'은 월급도둑과 칼퇴를 꿈꾸는 DY기획의 '찐' 직장인들과 스타 의뢰인의 심리전 속에 펼쳐지는 오피스 생존기를 담은 콩트다. 시즌1에서 혜리, 고수, 마츠시게 유타카, 최지우, 강하늘, 추성훈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됐고, 시즌2에서는 조정석, 이세돌, 손흥민과 권나라, 스윙스, 조여정, 정성일과 조여정 등이 게스트로 나오면서 화제성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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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뛰어넘는 초특급 스타들의 게스트가 출연해도 졸지 않고 과감한 멘트를 이어가는 '김원훈 주임'과 눈치 없어 보이지만 눈치 없지 않은 '심자윤 인턴'은 '직장인들'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원훈은 잘 긁기 위해서 "나무위키부터 과거 인터뷰까지 다 찾아본다"면서 "최민식 선배님 같은 대부가 나오면 더 잘 긁을 수 있을 거 같다. 그분 작품이 다 잘된 건 아니니까"라고 포부를 전했다.

심자윤도 "시즌1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시즌2에는 함께 촬영하는 선배님들과도 더 친해지고, 애드리브도 이제 하고 있다"며 스윙스 선배님이 나왔을 때 했던 '아망추' 애드리브는 예고 편에도 나왔다"면서 활짝 미소 지었다. 다음은 김원훈, 심자윤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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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들'의 인기를 실감하나.

김원훈(이하 김)) 주변에서도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직장인들'을 잘 보고 있다고 어디 가도 말을 들으니까 부담감도 생기더라. 이전엔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다면, 너무 많은 관심을 받으니 촬영 전에 스트레스도 받고, 중압감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심자윤(이하 심)) 저도 스테이씨 멤버로 행사에 갔다가 퇴근하는데 어떤 분이 '자윤이 누나 '직장인들' 잘 보고 있어요' 하더라. 그래서 너무 신기했다.

▲ 김원훈은 'SNL'과 '직장인들'에서 동시에 활약하고 있다. 차별점이 뭘까.

김) '직장인들'은 애드리브가 많다. 제가 알고 있는 건 한계치가 있는데, 그래서 압박감을 느껴서 머리도 많이 빠졌다. 오늘도 피스를 좀 붙였다. '직장인들'에서 지예은이 '법카로 모발이식을 했다'고 말하는 것도, 실제로 다들 주변에서 아는 거라 저에게 던진 거다. 맞다. 심었다.

▲ 애드리브 비율이 어느 정도 인가.

김) 저는 90% 정도가 애드리브다. 상황만 주어진다.

심) 시즌1 할 땐 6회차로 마무리됐다. 뭔가 휘몰아치다가 끝났다. 내가 이게 맞나? 적응이 안 된 느낌이라 아쉬움도 컸다. 그리고 완전히 친해지지 못해 자연스럽게 나오는 애드리브가 적었는데, 촬영 끝나고 밥도 먹고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뭔가 더 하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아망추' 애드리브가 처음 미리보기에 올라왔다. 뿌듯했다.

▲ 실제 성격과 '직장인들' 속 모습과 차이가 있나.

김) 본체는 예의가 바르고, 내성적이다. 집에 가서 운다. 너무 힘들어서. 그래도 캐릭터가 이렇게 씌워져 있어서 편했다. 주임이라는 직급은 작가님이 주신 거다. 자윤이가 인턴으로 있고, 위에서도 치이고, 아래서도 치이는 상황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거 같다.

심) 이전엔 생각만 하던 걸, 여기선 그냥 뱉어버린다. 속으로 '부장님 말이 많네요' 생각만 했다면, 여기선 '쉘업하세요' 이렇게 말하는 거다. 부작용은 있다. 멤버들이랑 있을 때 막 던지고, 웃기고 그런다.

▲ 선이 아슬아슬하다. 이걸 구분하는 게 쉽지 않을 거 같다.

김) 이미 전 사과문을 작성해놓았다. 그리고 제작진이 그 선을 잘 잡아주신다. 편안하게 촬영하고, 편집을 해주신 거다. 원본이 공개된다면 전 이 자리에 없을 거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이해해주시는 부분도 있다. 고수님이 왔을 때 화가 난듯한 말투를 보이셔서 '기분이 상하셨나 보다'해서 '콘셉트다'고 설명했는데, 그분도 '저도 콘셉트다'고 해서 오히려 제가 당황했다. 혜리 씨에게 '재밌네'라고 하는 것도, 편집될 줄 알았다. 그 분위기에선 살벌했는데, 다른 분들의 리액션과 혜리 씨의 반응이 살렸다고 생각한다.

▲ 심자윤은 아이돌이다 보니 선에 대한 걱정이 더 클 거 같다.

심) 맞다. 한 번도 디스나 이런 걸 한 적이 없다보니까.(웃음) 어느 정도까지 해야 괜찮은 건가 싶더라. 그리고 워낙 대 선배님들이라 제가 생각한 건 이미 다 초반에 하시고, 그 후엔 저도 관전이다. 그래서 시즌2에는 '이러지 말자', 분발하자' 해서 분발하고 있다. 제 캐릭터가 인턴인데 악의 없이 맥이는 느낌이라 (지)예은 선배에게 기어오른다거나, 선배들의 티키타카에 끼어든다거나, 이런 조미료 역할을 하려 한다.

김) 본편을 보면, 항상 자윤이가 한마디씩 거두는 게 많다. 다른 분들도 많지만 당돌하게 하는 게 '이제 편해졌나' 싶다.

▲ 게스트에 따라 부담이 되거나 조심스럽진 않은가. 이세돌에게 가슴 발언을 할 땐 다들 놀라는 반응이었는데.

김) 전 한마디 하기 전에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작진과 크루들을 믿는다.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있다. 저희는 올 때부터 상황극을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고 애드리브를 하는 거다.

▲ 김원훈의 경우 실제 회사 생활했다고 했다. 그게 캐릭터를 만들 때 도움이 됐나.

김) 숏박스에 직원들도 있는데, 나이가 어리지만 정말 할 말을 다 한다. 그렇게 할 말을 해야 공유도 하고, 개선도 하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그 직원들의 성격을 가져오긴 했다. 조금 과장되게 잡긴 했다. 그 친구들은 아마 모를 거다. 친구들도 도움이 많이 됐다. 친구들이 불만을 갖는 내용을 제가 실제로 언급하기도 했고, 그래서 '우리 회사 같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 심자윤은 나이도 어리고, 아이돌인데 어떻게 직장인을 고민했을까.

심) 저는 22살이라 친구 중에도 직장인이 없다. 그래서 고민하니까 대표님이 회사에 오라고 하더라. 그래서 복사하는 것부터 지켜봤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회사 생활을 몰라도 되는 인턴 아닌가. 인턴인데 잘 아는 것도 그렇고, 캐릭터도 몰라서 물어보는 질문에 사람들이 타격을 받는 거라 '잘할 필요 없겠다', '모르면 물어보자' 이런 마음으로 임했다.

▲ 게스트에 따라 애드리브가 달라지니까, 사전 조사가 필요할 거 같다.

김) 나무위키 정독하고, 인터뷰도 예전 것까지 다 찾아본다. 게스트는 거의 하루 전에 알려준다. 대본을 받고 '이 분이 나오는구나' 하면 종일 찾아보는 거다. 인터뷰를 보다가 당황하거나 이런 부분이 나오면 '여기에 긁히는구나' 하면서 준비한다. 저는 놀릴 게 많은 게스트가 좋은 먹잇감이라고 생각한다. 스윙스 씨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행복했다. 지금 이미지가 많이 놀리고, 재미를 느끼니까. 그래서 어떻게 놀리면 신선하게 받아들일까 생각하며 찾아봤다.

▲ 기대하는 게스트가 있나? 그들이 나온다면 어떻게 긁을까.

김) 탑 중의 탑, 대부 이런 느낌의 최민식 선배 같은 분이 나오면 좋겠다. 한 번쯤 해보고 싶다. 최민식 선배님도 작품이 다 잘되는 건 아니니까, 흥행이 덜 된 작품으로 놀린다거나. 놀릴 건 많으니까.

심) 저는 가수분들이 나오면 제가 할 수 있는 게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누구든 나오면 재밌다. 가수분이 나오면 그대로 긁어보자 싶더라. 왜냐면 혜리 선배님이 초반에 나와서 차마 긁지 못해서, 이제 적응해버린, 6개월 인턴에게 무서울 건 없다.

▲ 실제로 맞을까 봐 걱정되는 상황은 없었나.

김) 걱정한다. 그렇게 분위기가 싸해지면 전 (신)동엽 선배님을 쳐다본다. 그러면 '몰라서 그런다'고 잘 포장해준다. 그리고 자신 없을 땐 차정원을 보고 한다. 정원이가 저를 좋아해 주고, 리액션이 좋다. 그런데 어찌 됐든 차정원은 가수고, 콩트적으로 잘 맞는 건 신동엽 선배다.

▲ '직장인들'이 잘되면서 숏박스나 스테이시 멤버들의 반응이 어떨지도 궁금하다.

김) 저희 멤버들은 좋아한다. '직장인들'로 사랑받으면서 저희 팀도 사랑받을 수 있으니까. 실제로 '직장인들'로 유입된 구독자들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저뿐만 아니라 다들.

심) 걸그룹의 생명은 대중성이라 응원해준다. 처음엔 제가 힘들어하니까 '괜찮냐' 물으면 적당히 말했는데, 이제 제가 먼저 재밌었던 상황을 말하니까 '기특하다'고 해준다. 특히 수민 언니가 촬영이 늦게 끝나거나 하면 챙겨준다. '버텨줘서 고맙다' 이렇게 응원해줘서 눈물도 났다.

▲ 놀리면서도 문제가 안 될, 애드리브의 철칙이 있나.

김) 저는 외적으로는 안놀리는 거 같다. 다만 어떻게 하면 더 불쾌할까를 생각한다. 그래야 더 재밌으니까. 다른 곳에서 하지 않았을 거 같은 질문을 많이 하려고 한다. 비슷한 형식의 질문이 많은데,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질문일 거 같다는 생각으로 질문한다. 회사원들이 궁금해할 법한 걸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지우 씨가 나왔을 때 '최미향' 이런 거. 본명이 최미향이라는 걸 나무위키에서 보고 해봤는데, 그걸 많은 분이 재밌어해 주셔서 짜릿했다. 다만 나이 공격 후엔 분위기가 안 좋아서 동엽 선배님을 쳐다봤다.

▲ 본인들이 게스트로 나온다고 하면 어떨까.

김) 저도 놀릴 게 많은데, 일단 모발 쪽도 그렇고. 머리도 좀 크고. 그런데 저도 무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없어서 지금 생각해보니 좀 미안하다. 또 백상도, 청룡도 노미네이트됐지만 수상은 못 했다. 그걸로 팀에서 놀림은 받았는데, 저는 노미네이트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대외적으로는 '많이 속상했다'고 하고, 수상소감도 준비했지만 받을 거 같아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정리해야 한다 생각해서 그런 거다. 수상하지 못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게 오히려 전 좋았다. 그래서 전 '무상'이라는 걸 갖고 싶다. 아니다 '무관'. 그 이미지를 갖고 싶다.

▲ 내년에 또 이수지가 받으면 어떨까.

김) 이 분위기면 내년도 이수지 선배가 받을 거 같다. 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싶다. 지금 제 역량이 100%라고 하면 50% 정도 온 거 같다. 제가 데뷔를 2015년에 했다. 10년 동안 50% 했으니, 10년 더 하면 뭐 없을 거다.

▲ 영향력이 커지면서 불편함이나 편견을 조장한다거나 비판도 나온다.

김) 요즘 사람들이 도파민을 찾으며 많은 영상을 보다 보니 자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이렇게 하면 재밌을 거 같다'고 생각하지만,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숏박스에서 직업군으로 콩트를 하기도 했다. 기자도 나왔고, 의사도 있었고. 저희가 직접 다 만날 수 없고, 인연도 없으니 상상해서 한 부분이 많다. 코미디로만 봐주셨으면 좋겠다. 더 재밌는 애드리브, 상황으로 웃음을 드리려 한다.

▲ 상처 주지 않는 개그에 대한 고민도 커질 거 같다.

김) 공영방송에서 코미디를 해왔어서 그 부분에 대한 훈련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코미디를 했을 때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대본을 짜놓고도 검토를 많이 한다. 위험할 수 있겠다, 다르게 수정하자 한다.

▲ '직장인들'은 시즌3까지 이어질까. 두 사람에겐 어떤 의미일까.

김) 불러주신다면 환영이다. '직장인들'로 알아봐 주시는 게 감사하다.

심) '직장인들'을 하면서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다. 댓글로 '심자윤 웃기다' 할 때 너무 뿌듯하다. 스테이씨 영상에 '본업하면 이런 모습이냐' 이런 것에 대해 알아봐 주시는 거 같아서 뿌듯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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