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세계육상선수권 예선 2m25 넘어 3위로 결선행…'절친' 커와 우승 다툼
16일 오후 8시 36분 결선 시작…한국 육상 최초 실외 세계선수권 금메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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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AP=연합뉴스) 우상혁이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바를 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은 불안감이 고개를 들면 미소로 누른다.
14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 2m16을 1차 시기에서 실패했을 때도 '훈련한 시간'을 믿고 밝은 표정으로 다음 도약을 준비했다.
우상혁은 2m16을 2차 시기에 넘었고, 2m21과 2m25는 1차 시기에 성공했다.
2m25를 넘었을 때는 '레츠 고'를 외쳤다.
35명이 출전한 예선에서 2m25를 넘은 13명이 결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예선을 3위로 통과한 우상혁은 16일 오후 8시 36분에 시작하는 결선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실외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올해 출전한 7차례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3월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2m31), 5월 구미 아시아선수권(2m29)에서 정상에 올라 시상대 가장 위에서 애국가를 들었고, 세계육상연맹 주관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두 차례 1위(6월 로마 2m32, 7월 모나코 2m34)를 차지했다.
하지만, 8월에는 종아리 부상 탓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우상혁은 8월 10일 독일 하일브론 국제 높이뛰기 대회 출전을 앞두고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꼈다.
결국 우상혁은 출전 자격을 갖춘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도 불참했다.
예정보다 빨리 귀국한 우상혁은 병원 검진에서 종아리 근막 손상 진단을 받았다.
우상혁은 "2주 동안 치료에 전념했고, 8월 말부터 정상 범위라는 소견을 듣고 다시 훈련 강도를 높였다"며 "부상당하지 않았다며 더 좋았겠지만, 종아리 통증이 도쿄 세계선수권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더 세심하게 몸을 살피고, 관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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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이 지난 29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9를 넘어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우상혁은 이날 2023년 방콕 대회(2m28)에 이은 2연패를 달성했고 2017년 인도 부바네스와르 대회(2m30)를 포함해 아시아선수권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25.5.30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tkht@yna.co.kr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치료에 전념한 2주'는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우상혁은 "굳이 공개하지 않았을 뿐, 늘 변수가 있었고, 장애물도 만났다. 이 정도 변수는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우상혁이 '짝발'과 높이뛰기 선수로는 작은 '단신'(188㎝)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한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한국 최초로 실외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낸 2022년에도 우상혁은 극소수만 아는 고통을 겪었다.
우상혁은 도쿄로 떠나기 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외부에 처음 공개하는 비화"라며 "유진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며 전지훈련을 하던 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대회 직전에 음성 판정을 받아 가까스로 대회에 출전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력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김도균 감독님까지 허리를 다쳐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는 정말 그냥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귀국할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우상혁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김도균 감독이 극적으로 대회 당일에 걷기 시작하면서 우상혁은 유진 세계선수권에 출전했고,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그땐 정말 '예선 탈락해도 아쉬워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는데 2위를 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긴 시간 훈련을 잘한 덕에 단기간 변수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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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우상혁이 21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승한 뒤, 2위 해미시 커 목에 올라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3.21 [용인시청 육상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7위(2m29)에 그쳐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우상혁은 훈련으로 상처를 치료했다.
파리 올림픽 챔피언이자, 절친한 친구인 해미시 커(뉴질랜드)와 올해 4차례 맞붙어 모두 승리하며 자신감도 되찾았다.
세계선수권에서 3차례나 우승한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발 부상 탓에 이번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바르심과 공동 우승하고,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2m16(공동 22위)에 그쳐 예선 탈락했다.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셸비 매큐언(미국)도 공동 19위(2m21)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육상연맹은 일찌감치 우상혁과 커의 2파전을 예고했다.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 얀 스테펠라(체코), 저본 해리슨(미국)이 우상혁과 커를 위협할 후보로 꼽힌다.
우상혁은 "올해 연승을 거두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걸 깨달았다"며 "내 몸 상태가 괜찮으면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다"고 했다.
첫 점프에 실패했지만, 이후 경쾌한 점프로 3번 연속 바를 넘으면서 불안감도 사라졌다.
우상혁은 "종아리 부상 탓에 기술 훈련을 한 시간이 조금 짧았다. 하지만 뛰면서 감각이 살아나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16일 결선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9월15일 08시3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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