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아가 '폭군의 셰프' 연지영으로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다.
임윤아는 25일 서울시 중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tvN 주말드라마 '폭군의 셰프' 종영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찡한 마음이 든다"면서 방송이 끝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폭군의 셰프'는 폭군이자 절대 미각을 겸비한 왕 연희군 이헌과 요리와 맛에 진심인 미래에서 온 셰프 연지영가 그리는 세대 초월 '요리정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홍천기', '밤에 피는 꽃' 등 사극 불패 신화를 써 내려 가고 있는 장태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임윤아가 연기하는 연지영은 파리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헤드셰프다. 한국 대학의 저명한 사학자의 외동딸로 태어난 그는 프랑스 최고 요리대회 '라 포엘 도르'에서 우승한 다음 날, 아버지의 부탁으로 고서적 '망운록'을 전달받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가 시간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폭군의 셰프'로 임윤아의 흥행불패 신화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폭군의 셰프'는 임윤아가 2023년 방영된 JTBC '킹더랜드' 이후 2년 만에 선보인 드라마다. 앞서 '킹더랜드'로 글로벌 흥행 신화를 썼던 임윤아가 '폭군의 셰프'로도 흥행력과 연기력을 모두 입증했다는 평이다. '폭군의 셰프'는 지난 28일 전국 일일 시청률 17.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성적으로 종영했다. 방송 내내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도 등극했다.
임윤아는 촬영 3개월 전부터 미슐랭 셰프 연지영을 연기하기 위해 연기 연습에 돌입했고, 대역 없이 대부분의 장면을 직접 해내며 빼어난 요리 실력을 자랑했다. 촬영에 앞서 남자 주인공이 교체되는 위기도 겪었지만, 더욱 연지영이 될 준비에 집중한 임윤아는 오히려 "빠른 시간 내에 이헌의 모습으로 와 준 이채민 씨가 놀랍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다음은 임윤아와 일문일답.
▲ '폭군의 셰프'가 종영한다.
= 아직 시간이 며칠 남았지만, 올 한해 연지영으로 지냈다. 12부만에 끝나는게 아쉽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떠올리면 울컥해지는 마음이 커지는 작품이다. 12부작이다보니 금방 끝난 거 같다. 빨리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그 마음을 애써 외면하려하지 않고 있다.
▲ 그동안 많은 작품을 했는데, 특별히 더 감정이 가는 이유가 있었을까.
= 지방 촬영이 많았다. 또 사극이다보니 더 몰입이 되는 환경이었고. 방송을 보면서도 이헌과 추억, 연지영과 추억들이 스쳐지나갈 때마다 '저때 저런 촬영을 했지' 이런 것과 동시에 제 감정도 떠올려지는 거 같다. 뭔가 같이 공존하는 거 같아서 마음이 찡해졌다.
▲ 결말은 어떻게 봤을까.
= 저는 정말 마음에 든다. 사화도 일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그 기억을 가진채 현대로 돌아온다. 이현 역시 현대로 오면서 해피엔딩이다. 그리고 이 장소에서 만나는데, 연지영이 여기서 일한다는 설정이다. 이곳에서 대령숙수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웃음) 또 제가 여기에서 요리를 배우기도 했다. 많은 의미가 있어서 인터뷰 장소로 했다.
▲ 시청률을 요즘도 계속 확인하고 있나?
= 아침마다 휴대전화를 본다. 예전에는 시청률 뜨는 오전 8시에 알람 맞추면서 봤는데, 요즘은 시청률을 하늘에 맡기고 나선, 눈에 떠지는 시간에 확인을 하고 있다.(웃음) 볼 때마다 놀라고 있다. '더 올라 간다고?' 이렇게.
▲ 넷플릭스에서도 글로벌 1위를 했다.
= '킹더랜드'에 이어 '폭군의 셰프'까지 1위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많이 노력한 만큼 사랑 받아서 기쁘다는 생각이 큰데, 거기에 전 세계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주시고, 즐겁게 시청해주시는 걸 보고 놀랐다. 요리라는 소재가 누구나 관심이 많고, 호감이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긴 했다. 여기에 프랑스 셰프가 궁중 요리를 접목하다보니 다양한 요리가 나올 수 있을거란 기대도 있었다. 궁중 퓨전 요리 느낌이라, 그런 부분들이 흥미롭게 봐주신 거 같다. 요즘은 어딜 가도 '연숙수' 이렇게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
▲ 새로운 요리들이 선보여지다보니 실제 맛이 어떨지도 궁금하다.
= 저도 궁금해서 한입씩 다 먹어봤다. 그런데 정말 다 맛있었다. 기억에 남는 건 된장파스타였다. 짜장라면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감칠맛 나면서 된장맛이 나고, 면을 정말 얇게 뽑을 수 없어서 살짝 굵게 나왔는데, 그 통통한 면이 어우러지는 식감이 좋았다. 다만 경합을 준비하면서 요리 난이도가 높아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경합이었던 오골계 삼계탕이 가장 어려운 요리였다.
▲ 실제 요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 레시피만 있다면 다 할 수 있긴 한데(웃음), 평소에도 요리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번에 제대로 셰프님들에게 칼질부터 배우면서 연습도 많이 했다. 아무래도 취미삼아 했을 때보다 요리 지식도 많이 생기고, 경험도 많이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는 거 같아서 실력이 똑같더라도 속도나 능숙함이 좀 달라지긴 했다. 촬영 3개월 전부터 학원을 다녔고, 신종철 셰프님께 따로 양식 위주의 메뉴를 교육을 받았다. 또 자문 선생님들이 계셔서 드라마에 나오는 음식을 한번씩 시연했는데, 감독님도 어떻게 찍을지 고민하고, 저도 참석해서 플레이팅 의견도 내고 했다.
▲ 요리 뿐 아니라 감정적으로 다채로운 모습으로 극을 이끄는 연지영이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실제 성격과 싱크로율도 궁금하다.
= 연지영으로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성격적인 면으로는 씩씩하고, 현명하고, 당찬 면이 많은 캐릭터라 그런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다. 저는 연지영보다 씩씩하진 않지만, 끈기 같은게 저랑 비슷한 부분 같았다. 어느 상황에 놓여져도 포기하지 않고 뭔가 하려는 것, 보여주려 한다는 것, 이런 부분들이 비슷하다.
▲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촬영 전에 남자 배우 캐스팅 이슈가 있었다.
= 저는 이헌과의 호흡도 중요했지만, 연지영으로 완성되는 게 우선이었다. 제가 연지영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고, 제가 잘 해내면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아무래도 파트너와 호흡이 중요한 부분이긴 했지만, 이번에 크게 어려움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촬영 전 단계였기 때문에, 촬영 후 맞춰가는 호흡이 중요하니까. 저보다는 모든 준비를 하고 이헌으로 와야하는 이채민 배우가 그런 부담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 이채민과 호흡은 어땠나.
=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승마, 붓글씨까지 모든 걸 다 배워 이헌으로서 장착하고 나타났다. 고마운 게 크다. 멋있게 이헌을 해내줘서, 연지영과 호흡을 만들어 준 것에서 고마움도 크고. 촬영장에서 '이헌 그 자체다'는 말도 계속 했다. 자신이 맡은 부분은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하는 지점이 있더라. 그 부분이 저랑 잘 맞았고, 그래서 나이차이도 느끼지 못했다. 덕분에 즐겁게 촬영했다.
▲ 이채민이 음식을 먹는 리액션 장면이 매회 화제였다.
= 음식을 맛보는 장면을 찍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크로마키도 찍고, 풀샷으로도 찍고, 그 촬영이 들어가면 저의 대기시간이 좀 생겨났던 기억이 난다.(웃음) 촬영할 때 쑥스러워하지 않고 자신있게 하는 걸 보면서 '잘한다', '좋다' 싶었다. 저는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이고, 만드는 과정이 보여지지만, 먹는 사람의 리액션으로 연지영의 능력이 표현이 되는 건데, 정말 맛있게 잘 먹어줬다. 세상에서 먹어본 적 없는 요리를 하는 대단한 숙수가 되게끔 리액션을 해줬다. 그래서 감사했다. 제가 보지 못한 촬영 분도 있었다. 항상 이헌은 '현타가 온다' 하면서 돌아왔는데, 주변에서 '다들 잘한다' 해서 저는 궁금했다. 갈대밭도 직접 가서 찍어 온 장면이다. 방송을 보면서 잘해서 놀랐다. 다른 리액션들도 화면으로 보면서 놀랐다.
▲ '컴백홈'을 부르는 술주정 장면도 화제였다.
= 대본에 '컴백홈'을 보면서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 술주정 연기는 작품마다 있었는데, '컴백홈' 가사를 감독님이 꼭 쓰고 싶다고 하셨다. 연지영 상황과 정말 잘 맞는다는 얘길 해주셨다. 그래서 제가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데, 가사를 '내 망운록도 없었어'라고 바꿔서 했는데, 감독님이 그런 아이디어나 애드리브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주셨다. 그렇게 같이 만들어갔다. 대사를 바꾸고 나니 자신감도 생겼고, 혼자서 취해있다기보단 숙수들과 주고받고 싶어서 '리듬이 없어' 이런 것도 리허설 하면서 만들었다. 그러다 단체로 춤추는 것도 찍자고 하셨는데, 우리 드라마 톤이 이렇게까지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재밌게 나오고 많은 분들이 꼽아준 장면이 돼 좋았다.
▲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극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을 거 같다.
= 제가 화자다보니, 연지영을 통해 시청자들이 따라가고. 파트너도 연하가 처음이었다.(웃음) 그래서 제가 예전에 어떤 선배의 모습에서 의지했는지를 생각해봤던 거 같다. 무엇보다 이번에 정말 좋은 배우들과 함께했다. 제가 혼자 짊어진다는 생각은 안했던 거 같다. 복이 많았다.
▲ 장태유 감독은 완벽주의자로 유명하고, 많이 찍는 걸로 소문이 자자하다. 촬영은 어땠을까.
= 감독님께서 많이 촬영한다는 소문은 사실이다. 정말 많이 찍으시는데, 하나도 안빼고 다 쓰신다. 그래서 다채로운 컷들이 있어서 보는 재미가 많지 않았나 싶었다. 감독님이 편집본을 보여주셔서 본적이 있는데, '우리가 촬영한 게 이렇게 나오는군여' 했다. 결과물을 보면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 '이것까지 찍나?' 생각했던 게, 편집본을 본 후 '네, 하겠습니다' 이렇게 됐다.
▲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 부분을 볼까?
= 제가 끌리는 지 본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든, 제가 흥미와 본능적으로 끌리는 부분을 따라가는 거 같다. 뭔가를 쟤면서 하진 않는다. 제가 잘하는 걸 하는 것도 좋고, '윤아에게 이런 면이 있다' 하는 의외성을 드리는 작품도 좋은 거 같다.
▲ '믿고보는 임윤아'가 됐다. 앞으로 책임감이 더욱 커질 거 같다.
= 제가 혼자서 이뤄낸 성적이 아니다. 좋은 분들과 좋은 작품으로 만나는 게 성적에 있어선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거 같고, 좋은 분들과 재밌게 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저의 연기가 '끄덕임'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거기에 한발자국 나아간 거 같아서 기쁜 요즘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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