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팀, 신축성과 강성 확보한 소프트 인공 근육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고무처럼 늘어났다가도 강철처럼 단단하게 변하는 인공 근육이 나왔다. 사람 근육이 수축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처럼 이 인공 근육도 수축하면서 무게를 들 수 있다. 이때 낼 수 있는 에너지가 사람 근육보다 30배 크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훈의 교수팀은 강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소프트 인공 근육을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소프트 인공 근육은 사람과 상호작용해야 하는 로봇, 웨어러블 기기, 의료 보조 장치 등에 활용될 수 있는데 무거운 물체를 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부드럽고 유연한 장점이 실제 힘을 쓰는 근육 역할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UNIST 연구팀이 신축성과 강성을 확보한 소프트 인공 근육을 개발했다. [사진=UNIST]연구팀이 개발한 소프트 인공 근육은 하중을 지탱해야 하는 상태에서는 딱딱해진다. 이를 들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부드러워져 수축할 수 있다. 딱딱한 상태에는 무게 1.25g에 불과한 이 인공 근육이 5kg 하중을 지탱할 수 있다. 자기 무게의 약 4000배를 버티는 셈이다.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12배까지 늘어난다.
이 근육은 무게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원래 길이의 86.4%가 수축하는 구동 변형률을 보였다. 사람 근육(약 40%)보다 두 배 이상 큰 수치다. 작업 밀도도 사람 근육보다 30배 더 큰 1150kJ/㎥를 기록했다. 작업 밀도는 1㎥ 크기의 근육이 얼마나 많은 일(에너지)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근육이 잘 변형되면서 단단할수록 작업 밀도가 커지는데, 일반적으로 두 조건은 서로 상충한다.
연구팀은 근육 안에 두 가지 형태의 결합이 나타나도록 형상기억고분자 소재를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근육의 화학적 결합은 고분자 사슬을 공유결합으로 단단히 묶어 구조적 강도를 유지하게 하고, 물리적 결합은 열 자극에 따라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며 근육을 유연하고 잘 늘어나게 만든다.
표면을 특수 처리한 자성 입자를 넣어 물리적 결합을 강화하고, 외부 자기장으로도 근육이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자기장으로 근육을 움직여 물체를 집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정훈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인공근육이 잘 늘어나면 힘이 약하고, 힘이 세면 잘 안 늘어난다는 근본적 한계를 해결한 성과”라며 “앞으로 소프트 로봇, 웨어러블 로봇, 사람과 기계가 유연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Soft Magnetic Artificial Muscles with High Work Density and Actuation Strain via Dual Cross-linking Design)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9월 7일 온라인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포토뉴스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