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칼럼]‘브런슨 패싱’이 동맹의 지름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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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현장 ‘불통 문지기’ 건너뛰어 전작권 ‘X연도’ 톱다운式 결정 추진 시간 쫓긴 조급증 노출부터 ‘패착’ 핵잠 승인 1년 ‘제자리’ 이유 살펴야 이철희 논설위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 한미연합군사령관까지 세 개의 사령관 모자 외에 ‘주한미군 최선임장교(SUSMOAK)’라는 네 번째 모자도 쓰고 있다. 최선임장교는 미국 합참의장의 상시 대리인으로서 한국에서 미국의 국익을 대표하는 자리.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사령관, 유사시 한미 군을 지휘하는 연합사령관,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예하 지위와 별개로 미 군부의 전략 지시를 받아 대외정책을 수행하는 자격을 부여받은 것이다. 브런슨은 요즘 부쩍 자신의 최선임장교 역할을 내세운다. 최근 워싱턴 세미나에선 “그 역할을 하다 보면 ‘의장님은 그런 조치를 원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할 때가 있다”며 실제 워싱턴에 전화를 걸어 의장 지시를 확인한 뒤 전달한다고도 했다. 한국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과 동급의 카운터파트로서 자신의 발언이 현지 사령관의 개인 견해가 아니라 미국 펜타곤의 공식 의사임을 각인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다. 브런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발언은 갈수록 거침없어지고 있다. 한국을 “중국을 겨눈 단검”에 비유해 중국의 반발을 낳더니 이젠 중국 견제용 다영역특임부대(MDTF) 배치까지 사실상 공식화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선 조건의 변화와 상호운용성 부족을 거론하며 한미 간 이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대한민국은 비무장지대(DMZ) 남쪽 철책선부터”라는 발언으로 영토주권 침해 논란까지 빚었다. 어쩌면 전 세계 미군 직책 중 가장 복잡하면서도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이니 브런슨 자신도 어떤 자격으로 발언하고 있는지 혼선을 겪을 법하다. 네 개의 모자가 각기 요구하는 책무와 권한의 상충은 불가피하다. 그런 만큼 군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소신 못지않게 정무적인 균형 감각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에서는 신중한 절제보다 거리낌 없는 직설이 훨씬 도드라진다. 물론 갈등의 원인이 한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정부의 민감한 대응, 특히 전임 정부와 달리 한층 뻣뻣해진 이재명 정부의 대미 자세도 갈등을 키운 요인이다. 연합훈련 축소를 둘러싼 이견부터 서해상 미중 전투기 대치 사태 당시 불거진 노골적 분란, DMZ 출입 관할권을 둘러싼 날 선 신경전, 그리고 북한 지뢰 폭발사건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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