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다작의 비결은 위기감…인기에 들뜰 나이는 지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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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언 기자

'나의 완벽한 비서' 다정하고 세심한 유은호 역…"밴드의 베이스 같은 연기 추구"

배우 이준혁

배우 이준혁

[에이스팩토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인기에 들뜨지는 않냐고요? 이제 제 나이가 마흔둘인데, 잠깐의 인기에 들뜰 나이는 지난 것 같아요. (웃음)"

말끔한 외모, 안정적인 연기력, 엉뚱하면서도 재치 있는 예능감까지 고루 갖춘 배우 이준혁은 대표적인 중년의 인기 남자 배우 중 한 명으로, 요즘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랜만에 출연한 로맨스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로는 특히 더 그렇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준혁은 "작품을 할 때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지 걱정이 큰데, 이번에는 반응이 좋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 생활을 하면서 인터뷰를 많이 해봤는데, 이렇게 인터뷰에 소속사 대표가 같이 온 게 처음이라서 이제야 좀 작품의 화제성을 실감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저는 다음 작품 때문에 암기해야 할 대사가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어요. 이제는 예전처럼 다음 일거리가 없을까 봐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전 그때나 지금이나 일에 대해 늘 간절해요."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준혁이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연기한 유은호는 다정하고 세심한데, 일도 잘하는 '싱글대디'다. 일 이외의 모든 것에 서투른 최고경영자(CEO) 강지윤의 곁을 지키며 티 안 나게 그의 빈틈을 메꿔준다.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유은호를 두고 시청자들은 '유니콘 남주'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현실에는 존재하기 어려운 환상 속 남자 주인공이라는 뜻이다.

첫 회 시청률 5.2%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3회 만에 10.5%를 기록했고, 이후로도 계속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했다.

이준혁은 "유은호를 밴드 음악에서 베이스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비유했다.

그는 "유은호는 거의 모든 장면에서 다른 캐릭터의 행동에 대해 반응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튀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보컬과 달리 잔잔하게 깔린 베이스처럼 존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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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은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함께 한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배우는 그저 현장에서 비싼 소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제게 돌아오는 칭찬은 모두 의상팀, 촬영팀, 조명팀 등이 저를 잘 가공해서 카메라에 담아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장르물을 많이 했는데, 그때는 카메라가 저의 괴이한 표정과 눈빛들을 포착했다면 이번에는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각도에서 저를 찍어주신다는 게 느껴져서 색달랐다"고 돌아봤다.

2007년 가수 타이푼의 뮤직비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준혁은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비밀의 숲', '60일, 지정생존자', 영화 '신과 함께', '범죄도시3'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영화 '소방관'과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주연한 이준혁은 드라마 '광장', '레이디 두아',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캐스팅돼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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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은 "다작의 비결은 위기감인 것 같다"며 "저는 늘 '곧 겨울이 온다'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우는 그저 재료일 뿐이니 평소에 신선도를 잘 유지하고, 좋은 감독에 의해 요리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표가 있다면, 저라는 재료를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대표 음식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어요. 뭐 하나 잘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언젠가는 저만의 시그니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배우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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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2/15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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