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꼴등' 디즈니, 박은빈이 구할까…"응원 바라지 않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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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꼴등' 디즈니, 박은빈이 구할까…"응원 바라지 않아" [종합]

'하이퍼나이프'와 박은빈이 위기의 디즈니를 구할 지 이목이 쏠린다.

배우 박은빈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하이퍼나이프' 제작발표회에서 "흥행을 생각하고 작품을 생각하지 않지만, 작품을 하다보면 고생한 스태프들이 다 잘됐으면 한다"며 "요즘 작업기간이 길어지면서 함께 촬영한 분들이 '어떻게 지낼까' 생각도 드는데, 그때 다들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하나가 됐다. 그분들의 노고를 생각하셔서 한번 보시면 끝까지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박은빈은 뇌와 사랑에 빠져 수술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천재 의사였지만, 스승이었던 '최덕희'(설경구)에 의해 의사 면허를 박탈당한 뒤 섀도우 닥터로 살아가는 '정세옥' 역을 맡았다.

'하이퍼나이프'는 박은빈의 첫 OTT 작품이다. 하지만 최근 디즈니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는 평가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앱 월간사용자수(MAU)는 넷플릭스가 1345만명, 쿠팡플레이는 685만명, 티빙은 679만명을 기록했고 웨이브도 418만명을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는 257만명을 기록했다.

가입자 급감은 세계적으로 1억 2500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디즈니플러스 해지의 상당수를 한국 가입자의 이탈이 차지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으로 반등했던 2023년 9월(433만명)과 비교하면 200만명가량이나 떠났다.

지난해 내놓은 드라마 ‘지배종’부터 ‘삼식이 삼촌’, ‘화인가 스캔들’, ‘폭군’, ‘노웨이아웃’, ‘강매강’, ‘강남 비-사이드’ 등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고, 강풀 작가 차기작으로 주목받았던 ‘조명가게’도 이용자 이탈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박은빈과 '하이퍼나이프'가 위기의 디즈니를 심폐 소생할 지 관심이 쏠렸다.

OTT '꼴등' 디즈니, 박은빈이 구할까…"응원 바라지 않아" [종합]

박은빈은 "OTT 시리즈가 공개되는 건 처음이라, 촬영 내내 그리고 촬영 이후에도 설렘이 있었다"며 "특히 이 드라마는 어떻게 공개될지 가늠이 안 되더라.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뇌와 수술을 사랑하는 캐릭터"라며 "통제 불가능한 모습을 보여줄 거 같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속을 투명하게 내비치는데, 그 지점이 닮은 듯 다른 지점 같은데, 어디로 튀어 나갈지 지켜봐 달라"며 "응원해 달라는 말은 차마 못 드리겠다"면서 웃었다.

박은빈은 "배우로서 어떤 캐릭터, 인생을 만나는 건데, 그 상황에 맞춰 오감을 깨운 채로 연기했는데, 저도 몰랐던 저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이게 세옥의 얼굴이구나 싶었다. 재밌게 느껴지셨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은빈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거머쥔 그는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기존과 180도 다른 얼굴의 연기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은빈은 연기 변신을 앞두고 "제가 이전까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며 "(설경구) 선배님을 처음 만나 뵀지만, 선배님과 함께하는 모든 장면이 도파민이었다. 연기자,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순간을 늘 겪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전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고, 어려운 결정을 하지도 않는다"며 "이 작품 역시 제가 세옥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어떤 깊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 늘 설레고 있다. 많이 미친 캐릭터를 보여드리게 됐는데, 세옥의 모난 구성까지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세옥이라는 캐릭터를 동력으로 끝까지 이끌어가는 전개여서 비록 시청자가 이해하기 어려우시더라도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 설득이 되길 하는 바람이 저의 목표였다"며 "응원하시거나 이해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고 거듭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요청했다.

설경구는 "제가 OTT 선배"라고 너스레를 떨며 "기대되 되고, 설렘도 있고,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쌓이고 있다"고 공개를 앞둔 설렘을 전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 '보통의 가족'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사랑받아온 설경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이자 한때 가장 아끼던 제자 '세옥'을 잔인하게 내친 스승 '최덕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설경구는 예상치 못한 삶의 변화로 6년 만에 자신이 버린 제자 '세옥'과 재회하며 펼쳐지는 복잡미묘한 관계 변화와 감정의 진폭을 세밀하게 그려내 극의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

설경구는 최덕희에 대해 "뇌에 갇혀 사는, 홀로 떠 있는 섬 같은 인물"이라며 "혼자 잘난 맛에 사는, 그만큼 권위도 있지만 뇌 외에는 미숙하고 냉정한 인간"이라고 소개했다. 설경구는 그러면서 "촬영 전 캐릭터를 설정해 끝까지 밀고 가는 인물이 있고, 촬영하면서 변주하는 캐릭터가 있는데 덕희는 후자였다"며 "덕희는 세옥과 대립하면서 어설퍼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예고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 설경구는 "이 작품을 하기로 한 이유는 박은빈 씨가 연기한다고 했을 때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이 작품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는 수술 장면 대역이 있었는데, 박은빈 씨는 맞는 사람이 없어서 직접 했다"며 "모든 손이 다 박은빈 씨의 거다"고 소개해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설경구의 박은빈 예찬에 박병은이 "나는 출연 결정에 조금도 안중에 없었냐"고 하자, 설경구는 "저 이후에 캐스팅돼 전혀 안중에 없었다"고 답해 폭소케 했다.

박은빈은 "선배님이 저에게 많은 얘길 해주셨다"며 "선배님이 안계셨다면 완주할 수 있었을까 싶고, 든든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해주셨고, 그렇게 의지하면서 마음껏 세옥이가 마음껏 까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OTT '꼴등' 디즈니, 박은빈이 구할까…"응원 바라지 않아" [종합]

K-좀비물의 한 획을 그었던 '지금 우리 학교는'부터 '소년비행',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등에서 활약하며 차세대 배우로 입지를 다진 윤찬영과 영화 '시민덕희',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드라마 '선산'과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등 다수의 작품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해온 박병은이 각각 '서영주'와 '한현호' 역을 맡아 극의 활력을 더한다.

윤찬영은 "촬영하며 일기를 많이 썼다"며 "숙소에서 지내면서 찍었는데, 매일매일 있던 일을 기록하면서 만들어갔다. 좋은 추억으로 만든 작품을 많은 분이 좋게 봐주셨으면 좋다"고 당부했다.

박병은은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며 "저에게도 도움이 되고, 영광이었던 현장이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설경구에 대해 "제가 이 회사에 들어간 것도 선배님 때문이고, 이렇게 작품을 하고,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게 비현실적인 거 같다"며 "현장에서 피곤하고 그러실 만한데 항상 다 들어주셨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연출자인 김정현 감독은 "한국 드라마에서 찾기 힘든 결이었다"며 "잔혹 동화 같았다. 뇌에 미친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와 관계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세옥, 덕희의 세상 안에 있는 영주, 현호의 모습도 다르게 변주해간다"며 "어떻게 흘러갈지 시청해주시면 좋을 거 같다"고 소개했다.

한편 '하이퍼 나이프'는 오는 19일 첫선을 뵌 후 매주 수요일 순차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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