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32] 가치 없는 비극은 없다

1 month ago 14

1931년 9월 18일 저녁, 나는 만주 벌판에 서 있다. 오늘밤 일본 관동군이 남만주 철도 선로를 폭파한 뒤 이를 중국군 소행으로 조작한다. 그리고 만주를 점령하면서 내년 3월에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꼭두각시 집정(국가원수)으로 옹립해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울 것이다. 먼 훗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푸이의 일생을 영화 ‘마지막 황제’(1987)로 만들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비롯 9개 부문을 석권하는 것은, 가치 없는 비극은 없다는 느낌을 자아내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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