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섬돌이 보이면 옛날 집들이 더 반갑다

2 weeks ago 11

길을 걸을 때 걸려 방해가 되는 돌이 걸림돌이다. 누구라도 자기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이런 돌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디디고 다닐 수 있게 드문드문 놓은 평평한 돌, 그래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탕이 되는 것을 빗댈 때 쓰이는 돌. 되고 싶다면 바로 그런 디딤돌이 되고 싶을 뿐이다.

이미지 확대 섬돌 이미지

섬돌 이미지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돌이 들어간 말이 많다. 섬돌이 뭔지 알고서 옛날 집을 보면 더 잘 보일뿐더러 같이 간 사람들과 대화도 더 잘 된다. 집채의 앞뒤에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가 섬돌이다. 민속촌 같은 곳에 있는 집들은 마당이 있고, 마당 위로 조금 높이 평평하게 쌓아 올린 흙바닥인 토방이 있다. 토방에 놓은 섬돌에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올라야 방으로 든다. 섬돌은 디딤돌이라고도, 댓돌(臺-)이라고도 한다. 다만 댓돌은 집채의 낙숫물이 떨어지는 곳 안쪽으로 돌려 가며 놓은 돌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이미지 확대 징검다리 이미지

징검다리 이미지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기둥 밑에 기초로 받쳐 놓은 돌도 있다. 주춧돌이다. 한자로 초석(礎石) 아닌가. 어떤 사물의 기초를 비유적으로 이른다. 군은 반드시 조선 독립의 거룩한 초석이 되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손창섭/낙서족) 선생의 용력과 지혜라면 가히 새 왕조의 초석을 이룰 만한 것입니다.(이문열/황제를 위하여) 한때 '몽돌과 받침대'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유행했다. 대통령은 몽돌처럼, 총리는 받침대처럼 역할한다는 비유였다. 모가 나지 않고 둥근 돌이 몽돌이다.

이미지 확대 노둣돌 이미지

노둣돌 이미지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어디 받침'대'만 있을까. 물건 밑바닥에 받쳐 놓은 돌이 있다면 그건 받침'돌'이다. 누르면 누름돌, 괴면 굄돌 하듯 말이다. 말(馬)을 교통수단으로 쓰던 시기에는 노둣돌도 중요했다. 말에 오르거나 내릴 때 발돋움하기 위해 대문 앞에 놓은 큰 돌이 노둣돌이다. 옛 건축물에서 섬돌만큼 자주 만나는 게 노둣돌이다. 개울이든 도랑이든 그것들을 건널 땐 다릿돌을 이용한다. 디디기 위해 띄엄띄엄 놓은 돌. 다릿돌은 곧 징검다리를 이루는 하나하나의 디딤돌(징검돌) 아닌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을까.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지은이 김선철 김원희 그린이 김순효, 『순 우리말 사전』, 열린박물관, 2007

2. 최종희,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2015년 개정판),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3.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5월27일 05시55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