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의 패러다임디자인]〈10> EBS와 방송통신대학교를 기반으로 AI 교육 세계 1등 국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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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PD(전 국회사무총장)이광재 PD(전 국회사무총장)

[AI 대전환 시리즈 ④]

한국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국민을 교육한 나라다. 문맹률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도, 고등교육 진학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도 공교육의 저력과 국민의 열망 덕분이었다.

이제 우리는 또 한 번, '교육의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 그 무대는 바로 AI 교육이다.

AI는 이미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학생들은 챗GPT에 묻고, AI로 리포트를 쓰며,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진짜 필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AI를 이해하고 책임 있게 다룰 수 있는 역량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AI를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AI 교육은 교실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학생뿐 아니라 부모, 교사, 고령 세대까지 모두 함께 배워야 한다. 다행히도, 이런 전 국민 AI 학습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우리에겐 이미 존재한다.

바로 EBS와 방송통신대학교다. EBS는 공정한 교육 기회의 상징이며, AI 교육의 혁신 거점이다. EBS는 모든 국민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공영 플랫폼이다. 코로나19 시기에도 중단 없는 학습의 버팀목이 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미 방대한 교육 콘텐츠를 보유한 EBS는 AI 기반 맞춤형 학습 시스템으로 전환할 기술적 준비도 충분하다. GPT형 AI 튜터는 질문에 답하고, 학습 수준에 맞춰 과제를 조정하며 피드백까지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이 플랫폼은 AI를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다. 이는 별도의 유인책 없이도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방송통신대는 전 생애 학습의 플랫폼이다.

전국 어디서나, 누구나, 나이에 상관없이 공부할 수 있는 방송통신대는 수십 년간 다양한 계층에게 두 번째 교육 기회를 제공해온 평생학습의 아이콘이다. AI 시대에는 고교생만이 아니라 40대, 60대, 80대도 AI를 배워야 한다.

방송통신대의 전국망, 저비용 구조, 확장성은 AI 리터러시를 전 세대에게 보급하는 데 최적화해 있다. 여기에 디지털 튜터, 실시간 피드백, GPT 기반 Q&A 같은 최신 기술을 접목한다면 우리는 '전 국민 AI 학습 국가'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다.

이제는 수출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만들 때다. 지금 전 세계는 AI 교육에 목말라 있다. 그러나 선진국조차 국가 차원의 AI 교육 플랫폼을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

미국은 민간 중심, 유럽은 조심스럽고, 개발도상국은 기술 격차로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한 상태다. 전 세계 교육산업은 이미 연간 600조 원에 달한다. AI 기반 학습 플랫폼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디지털 교과서를 추진해온 전문성과 기술을 가진 민간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업이 필요하다. 국가가 플랫폼을 만들고, 민간이 기술과 서비스를 더한다면, 민간도 살고 공공도 산다.

이러한 민관 협업의 거점이 바로 EBS와 방송통신대다. 신뢰받는 공공 플랫폼에 민간의 혁신이 결합한다면 한국은 AI 교육을 가장 빠르고 공정하게 실현한 국가가 될 수 있다.

그 모델은 세계 최초의 공공 기반 AI 교육 플랫폼으로 발전해 수출될 수 있다. 이는 단지 콘텐츠 사업이 아니다.

한국형 교육철학, 민주적 학습문화, 책임 있는 기술 활용을 세계에 전파하는 일이다. AI 윤리, 협업, 질문 중심 학습, 체육을 통한 인간 교육까지 포함한 '전인적 AI 교육 모델'은 한국만이 제안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자산이다.

우리는 이미 준비된 나라다.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스마트폰 활용도 세계 최상위, 고등교육 진학률 세계 최고, 성인 학습 참여율 아시아 최상위를 경험한 우리는 이제 그 모든 저력을 모아 국민이 AI를 가장 빠르게 배우고 AI를 활용해 학습하며 AI 시대를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나라가 돼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이미 우리 곁에 있다. EBS와 방송통신대학교를 AI 시대에 맞게 진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교육으로 세계를 이끄는 길이다. 우리는 교육으로 다시 세계를 움직일 수 있다.

이광재 PD (전 국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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