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연구팀, 관련 연구 결과 발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은 한약자원연구센터 박건혁·임혜선 박사 연구팀이 위장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는 레바미피드(Rebamipide)가 신경세포 보호와 뇌 염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파킨슨병 등 뇌 질환 치료에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레바미피드는 위장 점막 보호와 항산화·항염 작용으로 널리 쓰이는 위장약이다. 기존에는 위염, 위궤양 등의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점차 사라지며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근본적 치료법이 제한적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많은 수가 변비, 위무력증과 같은 위장관 이상 증상을 동반하며 장과 뇌의 기능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위장약 레바미피드에 의한 NLRP3 염증복합체 억제와 파킨슨병 모델에서의 신경보호 작동원리. [사진=한의학연]](https://image.inews24.com/v1/c5a03c05d22624.jpg)
한의학에서는 위장 기능을 관장하는 ‘비(脾)’가 정신활동(思)을 주관한다(脾主思)고 본다. 위장 기능과 뇌 기능은 단절된 게 아닌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생리 시스템으로 해석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전통 이론에 착안해 레바미피드가 가진 위장 보호 효능이 신경세포 보호에도 적용돼 파킨슨병 모델에서 운동장애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레바미피드는 파킨슨병 유도 실험동물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의 생존율을 약 2.1배, 도파민 분비량을 약 1.4배 증가시켰다. 동시에 NLRP3–NEK7 단백질 복합체 형성을 떨어트려 뇌 염증 경로를 조절하는 작용기전도 규명됐다.
레바미피드는 두 단백질 사이의 수소 결합과 할로겐 상호작용을 차단해 복합체 결합을 억제했다. 이로 인해 염증 유발 물질의 발현도 약 3.7배 감소했다.
가상 도킹 분석 결과 레바미피드가 두 단백질에 동시에 결합해 복합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구조적 가능성도 확인했다.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로 NLRP3 유전자가 억제된 마우스에서는 레바미피드의 신경세포 보호 효과가 줄어들었는데 이 염증 경로가 핵심 작동원리임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한의학 전통 이론을 바탕으로 현대 신경과학 분야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융합연구 성과”라며 “이는 한약뿐 아니라 기존 양약도 한의학적으로 재해석해 치료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Rebamipide (Mucosta®), a clinically approved drug, alleviates neuroinflammation and dopaminergic neurodegeneration in a Parkinson’s disease model)는 알레르기와 면역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inflammation’ 2025년 5월 17일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