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3만, 4만명 차도록 노력하겠다…13년 전과 분위기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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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궂은 날씨에도 1만 명 이상 오신 팬들 덕에 복귀전에서 승리했습니다. 이 분위기 더 끌고 가겠습니다."
13년 만의 K리그 사령탑 복귀전에서 승리를 지휘한 신태용 울산 HD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울산은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루빅손의 결승 골을 앞세워 제주SK FC에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5일 울산 사령탑으로 선임된 신 감독은 2012년 성남 일화(현 성남FC)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래 13년 만에 이날 K리그 사령탑 복귀전을 치렀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한 울산은 적잖은 득점 기회를 놓쳤으나 결국 승점 3을 따내는 데엔 성공했다. 무려 12경기 만에 거둔 공식전 승리다.
경기장에 1만510명의 관중이 찾은 가운데 울산 서포터스는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새 사령탑의 데뷔전 승리를 응원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신 감독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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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이 성남 감독을 맡던 2012년, 성남과 울산 모두 경기장에 홈 팬이 많은 구단은 아니었다.
그동안 K리그 팬이 많이 늘었고, 특히 최근 리그 3연패를 이룬 울산은 10여년간 관중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신 감독은 "13년 전 분위기와는 달랐다. 뜨겁고, 함성이 컸다"면서 "오늘 승리를 안겨드리려고 선수들과 최선을 다했다. 팬들이 더 오면 좋겠다. 2만명, 3만명, 4만명 찰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신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하면서 양쪽 윙백으로 조현택과 최석현을 배치했다. 그런데 왼발잡이 조현택을 오른쪽에, 오른발잡이 최석현을 왼쪽에 서게 했다.
윙백이 측면에서 크로스만 올리도록 하기보다는 때로는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 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 감독은 "3일 전에 윙백들을 '역발' 자리에 갖다 놓으니까 어리둥절해하더라. 설명했는데 아직 적응을 못 한 것 같다. 차츰 좋아질 거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윙백들의 움직임이 단조로웠던 게 오늘 아쉽다. 포메이션이 없는 듯한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막상 선수들이 경기 들어가니 좀 두려웠던 것 같다. 자리를 계속 바꾸면서 경기하는 것에 심리적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공을 빼앗기자마자 압박하고, 공을 빼앗으면 곧바로 역습에 들어가는 모습은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루빅손의 득점 장면은 어느 정도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루빅손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한 것이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손을 맞고서 골라인을 넘었는데, 막판에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에릭이 공을 건드렸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에릭의 터치 전 이미 득점이 됐다는 판정이 나왔으나 제주 코치진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경험상 저 정도 오래 VAR을 보면 골이라고 생각했다"고 득점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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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스트라이커 말컹이 잡은 결정적 득점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면 울산은 더 쉽게 승리할 수도 있었다.
신 감독은 "오늘따라 말컹 몸이 좀 무거웠던 것 같다. 그러나 90분을 소화했고, 경기 감각을 유지했다. 다음 경기는 더 잘할 거라고 믿는다"면서 "앞에서 말컹이 잘해주면 훨씬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패장이 된 김학범 제주 감독은 "실점한 뒤에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올렸는데 득점할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서 "날씨 안 좋은데도 멀리서 원정 온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결승 골 실점 상황에 대해서는 "그 얘기 하면 벌금"이라며 말을 아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8월09일 22시33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