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7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2003년부터 부산과 인연을 이어온 배우 이병헌이 역대 최초로 남성 단독 사회를 맡는다. 개막작은 베니스·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선정됐다.
올해 공식 상영작은 총 241편으로, 지난해보다 17편 늘어났다. 특히 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신설,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을 초청했다. 이 부문은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부산 어워드'를 시상하며, 트로피는 태국의 세계적 감독 겸 설치미술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디자인했다.
경쟁작에는 심은경 주연 일본 영화 '여행과 나날', 임선애 감독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수지·이진욱·유지태 출연),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 대만 배우 서기의 감독 데뷔작 '소녀', 스리랑카 감독 비묵티 자야순다라의 '스파이 스타' 등이 이름을 올렸다.
30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기존 2~3개에서 5개로 늘렸으며, 이탈리아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이 생애 처음 아시아 영화제를 찾고, 세계적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세계 거장들의 최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섹션에는 역대 최다인 33편이 초청됐다. 칸영화제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을 휩쓴 '시크릿 에이전트',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 작인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부고니아', 코고나다 연출·콜린 퍼렐과 마고 로비 주연의 '빅 볼드 뷰티풀', 양조위와 레아 세두의 '사일런트 프렌드', 라슬로 네메스의 '나의 이름은', 지안프랑코 로시의 다큐멘터리 '구름 아래' 등이 공개된다.
'비전 - 한국' 섹션에서는 김덕중, 이광국, 유은정, 김진유, 최승우 등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감독들의 신작 12편이 상영된다.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국내 최초로 싱어롱 상영을 진행한다.
올해 BIFF는 지아장커, 두기봉, 차이밍량, 마르지예 메쉬키니, 이창동, 박찬욱, 션 베이커, 마이클 만, 기예르모 델 토로 등 세계적 감독과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올해가 마지막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와타나베 켄, 니시지마 히데토시, 오카다 준이치,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구리 슌, 아야노 고, 야기라 유야, 요시자와 료, 키타무라 타쿠미, 마츠무라 호쿠토 등이 부산을 찾는다. 홍콩에서는 양가휘가 오랜만에 방문하고, 대만에서는 이강생, 서기, 계륜미, 허광한 등이 참석한다.
영화제는 오는 26일 저녁,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열흘간의 여정을 마친다. 폐막식은 배우 수현이 사회를 맡고, 주요 영화인들이 시상자로 나서며 현장에서 수상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