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영 오피니언팀장 이재명 대통령의 언어와 행보가 달라졌다. 비단 소셜미디어에 글을 많이 올린다는 얘기가 아니다. 8월 말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한 “(내가)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라는 발언을 시작으로 여권 내부를 향한 메시지가 많아졌다.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의 친윤 여부 같은 정치 고관여층이 아니면 관심도 없을 사안에까지 밤낮으로 에너지를 쏟는다. 여권 코어 호소인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직접 해명하고, 팬덤에는 결속을 당부한다. 유시민·김어준류가 만든 도그마에 빠졌거나 특유의 승부 근성에 제 발로 걸어들어간 듯하다. 지지층 이탈이 더 큰 위기 신호? 정치학자, 원로들은 “중도층 회복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다. 그런데도 정반대로 가는 모습에 의아했던 차에 역대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그에 따르면 국정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청와대 내부에서 통상보다 샘플 수를 키운 여론조사를 돌려 어디서 빠졌는지 들여다봤다고 한다. “하락 국면에선 중도만 빠지는 게 아니다. 지지층에서도 빠진다. 중도층 이탈보다 지지층 이탈이 훨씬 크게 느껴지더라.” 전국지표조사(NBS) 기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최고치였던 4월 4주 차(69%)와 가장 최근인 9월 5주 차(43%) 조사를 비교하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정권 초기 지지세가 낮지 않던 30대, 중도층, 서울에서도 이탈했지만,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통하는 4050세대와 진보층에서도 비슷하거나 더 빠졌다. 30대가 26%포인트(65%→39%) 하락하는 동안 40대는 23%포인트(78%→55%), 50대는 31%포인트(87%→56%) 떨어졌다. 이념성향별로도 중도(73%→49%)와 진보(93%→69%)의 낙폭이 24%포인트로 같았다.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는 위기 징후인가, 아니면 이들은 여전한 정권의 뒷배인가. 이 대통령은 전자로 보고 우선 지지층을 복원할 결심을 한 듯 보인다. 여기에는 ‘정치 공학’에 따른 계산이 작용했을 터다. 중도층은 모래알 같아 실망해도 선거 때가 아닌 한 조용히 떠난다. 여론조사 숫자로만 나타날 뿐이다. 반면 강성 지지층은 배신감을 느끼면 적극 행동한다. 빅스피커들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서 공격하고, 이는 여권 내홍으로 번질 불씨가 된다. 이 대통령에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위협일 수 있다. 게다가 중도층 설득은 고비용·고위험 프로젝트다. 정책 효능감을 주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자칫 지지층에게 ‘정치적 배...
[오늘과 내일/홍수영]인기 떨어질 때 지지층을 챙기는 ‘정치 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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