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한상준]맨홀 뚜껑의 ‘검찰’ 글자까지 지우는 정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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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준 사회부장 지난달 말, 이제는 사라진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주변은 분주했다. 10월 2일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공소청 출범에 맞춰 대대적인 간판 교체 작업이 진행된 것. 청사 곳곳에 있는 검찰 로고는 사라졌고, 서초동 일대의 도로표지판도 ‘대검찰청’ 대신 ‘공소청’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일대에 있는 맨홀 뚜껑의 ‘검찰’ 글자까지도 지워졌다.‘AI 해킹’ 수사할 중수청, 手記로 사건 관리 검찰청 폐지 등 새 형사사법체계 관련 입법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권익’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78년 만의 변화를 하루 앞둔 1일 “수사는 더 전문적으로, 기소는 더 정밀하게 분업화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견제와 균형이 바로 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사력 내실화와 국민 권익 보호”라고 했다. 검찰청 폐지가 목적이 아니라 국민 중심의 형사사법 서비스 제공이 변화의 목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새로운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 중수청 개청 첫날인 2일, 고소·고발장을 접수시킨 시민들은 접수증 대신 고발장에 찍힌 도장을 받아들었다. 전산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롭게 문을 연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계속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금융권의 인공지능(AI) 해킹과 같은 사건이 중수청의 몫이다. 고도화된 사이버, 금융 범죄를 수사할 중수청이지만 정작 고소·고발장 접수는 당분간 수기(手記)로 관리해야 하는 처지다. 중수청의 자체적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이 구축되지 않아 우선 경찰의 KICS를 빌려 써야 하는데, 이마저도 중수청은 일부 기능만 사용할 수 있다. 인적 구성 역시 마찬가지다. 여권은 검찰, 경찰 출신에 더해 변호사, 판사 출신 등이 함께 근무하는 중수청을 두고 “한국형 FBI(연방수사국)”라고 공언해 왔다. 과거 검찰의 특수 수사 역량과 경찰의 일반 수사 역량을 결합한 수사를 선보이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재 중수청에는 경찰 출신은 없다. 아직 경찰 출신 경력 채용에도 착수하지 못한 탓이다. 업무 배분의 기준인 세부 조직표 역시 미완성이다. 검찰에서 일하다 중수청으로 옮긴 한 수사관은 7일 “아직도 조직 배치도가 공지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이 효능감 느껴야 변화의 완성 지난해 9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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