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점을 가리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공모해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이 대통령도 공범으로 기소됐고 재판은 취임 이후 중단된 상태다.
與 “대북송금 사건 조작… 공소 취소해야”
이 대통령이 본인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은 뒤에 이어진 “(검찰개혁은)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치밀하게 검토하자”는 말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화법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된 일련의 흐름을 보면 ‘피해자’ 발언을 흘려듣기는 어렵다. 이 사건의 공범인 KH그룹 회장 배상윤 씨는 6월 말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 및 경기도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했고, 이달 5일엔 KH그룹 전 부회장 조경식 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검찰로부터 “‘두 사람(이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을 끼워 맞춰야 너희들이 살 수 있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달 2일 ‘과거 국정원이 이 대통령 측에 유리한 자료는 검찰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국회에 보고했다.배 씨 인터뷰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태스크포스(이후 특별위원회로 개편)를 만들어 본격 대응에 나섰고, 조 씨 증언 사흘 뒤엔 “조작 기소 실상이 드러났다”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여권에서는 검찰이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에도 이 사건을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며 거세게 비판했지만, 대통령의 발언은 무게가 확연히 다르다. 이 대통령의 의도와 무관하게 검찰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다.
판결로 李 결백 입증돼야 뒷말 없을 것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이 이 대통령을 12개 혐의로 기소했을 만큼 집요하게 수사한 건 사실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한 점이 있을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시정돼야 마땅한데, 관건은 어떤 방식으로 바로잡을 것이냐다. 여권의 요구대로 공소 취소로 마무리된다면 검찰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이 대통령 퇴임 이후에라도 모든 증거와 주장을 법정에 꺼내 놓고 판결을 통해 억울함을 증명한다면 누구도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된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1 month ago
14
![[사설] 檢 항소 포기, 대장동 일당과 李 대통령에 노골적 사법 특혜 아닌가](https://www.chosun.com/resizer/v2/MVRDCYLFGU2DOYLCGEZTCZRXME.jpg?auth=e7208408e32f3c86fca96d1cc26ab946aa0573ff3afc88149eaf47be452d2014&smart=true&width=4501&height=3001)
![[팔면봉] 검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여권 인사도 놀란 듯. 외](https://it.peoplentools.com/site/assets/img/broken.gif)
![[사설] 권력 앞에 검찰권 포기, 용기 있는 검사 단 한 명 없었다](https://www.chosun.com/resizer/v2/GRSDOM3GGRTDMMZVMIZWEMRSGI.jpg?auth=3660099caccde3b5cc42f8a35fb1d3d3ed7245720ce0ddba78c999c2772ee0ad&smart=true&width=399&height=255)
![[사설] 국힘 대표 부인이 김건희에게 가방 선물, 민망하다](https://www.chosun.com/resizer/v2/MVQTQNLDMJSDONRTMVQWINDBG4.jpg?auth=8141846de3d24a96723f9b1cff26e76f746dd63a88bb3beb44b86fbf01793855&smart=true&width=6673&height=4246)
![[朝鮮칼럼] ‘진보 정권의 아이러니’ 재현하지 않으려면](https://www.chosun.com/resizer/v2/VXXDKUIJUJCOLIT4M4DA47BFKY.png?auth=47d5c0a683690e4639b91281f2cab5fd3b413998a70d2183f12a92e1f1b8119d&smart=true&width=500&height=500)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87] K팝, 그래미상 ‘빅4′ 고지 오를까](https://www.chosun.com/resizer/v2/5XHK7PZ56NHTTKH7COJFQ4M54Q.png?auth=664876bab5cee8d9c73896a7d01b64f27386130e62bef9ae4289fdb3837c803b&smart=true&width=500&height=500)
![[동서남북] 원산·갈마 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을](https://www.chosun.com/resizer/v2/273GIBFF3NCHBC5LVGUUIDK3GM.png?auth=2dc473a67ab5cc661f563ad05832554564124579b2d90352af8c3782f593b38f&smart=true&width=500&height=500)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95] 밥그릇 심장](https://www.chosun.com/resizer/v2/JZ2DPK7OZBANLBLB5SS5OH3S6I.png?auth=9fb621a8d43376974dd4c21736aba72e87fd3876911d9303e1df9f5adebb9cb7&smart=true&width=500&height=500)







![닷컴 버블의 교훈[김학균의 투자레슨]](https://www.edaily.co.kr/profile_edaily_512.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