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상훈]석유 최고가격제, 올해 안엔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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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경제부장 올 3월 초 중동전쟁 발발 직후, 출근길 도로에 차가 확 줄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셋째 주 L당 1688원이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3월 둘째 주 1901원으로 올랐던 때다. 정부는 3월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도입했다. 중동전쟁이 얼마나 오래갈지, 국제 유가가 어디까지 오를지 알 수 없던 때 나온 긴급 처방이었다.효과는 있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3∼8월 한국의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16.5%로 미국(28.8%), 독일(21.0%)보다 낮았다. 한국은행은 석유 최고가격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6%포인트 낮추는 데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정치적으로도 성공적인 카드였다. 올 상반기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어섰을 때 여론조사 기관들은 주가 상승과 함께 기름값 안정 대책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비상조치가 일상 되어선 안 돼문제는 그다음이다. 시행 8개월째에 접어든 최고가격제는 끝날 기미가 없다. 시행 초반에는 가격 상한을 조정했지만, 7월 25일 8차 최고가격 발표 이후로는 석 달 넘게 최고가격도 제자리다. 정부는 도입 초기 “전쟁이 끝나거나 유가 안정 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종료하겠다(4월 27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고 약속했다. 이젠 그런 말조차 들리지 않는다. 비상 상황에서 도입된 가격 통제가 일상으로 굳어지고 있다.1997년 가격 자유화 이후 국내 기름값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됐다. 소수 정유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 구조였고, 담합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오를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더디다는 비판도 컸다. 하지만 시장에 문제가 있다고 정부가 가격을 직접 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가격은 경제 주체에게 가장 민감하고 엄중한 신호다. 유가가 오르면 소비자는 운전을 줄이고 기업은 연료를 아낄 방법을 찾는다.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가 늘어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수요와 공급이 조정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이다. 최고가격제는 이런 신호를 무력화시킨다.석유가 필수재라지만 모든 석유 소비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운송, 농어업처럼 줄이기 어려운 수요가 있지만, 대중교통으로 대체할 수 있는 승용차 운행도 있다. 우리나라 도로 교통용 기름의 절반가량은 승용차에 쓰인다. 재정 부담도 크다. 정부는 정유사 손실 보전을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4조2000억 원, 내년 예산안에는 1조4500억 원을 편성했다. 기름을 많이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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