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는 원자핵 결합 에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입자로 안정적인 핵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존재다. 원자핵을 구성하는 기본입자이지만 전기적으로는 중성을 띤다.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전기적 반발을 상쇄하고 강한 핵을 안정화한다.
연구실 세미나는 매주 금요일에 열렸다. 지도교수 앞에서 그동안의 연구를 평가받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중간관리자로서는 어디서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르는 전쟁터 같은 시간이었다. 때로는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한없이 주눅이 들기도 했고, 성과를 인정받을 때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자신감이 차올랐다. 이 시간을 통해 서서히 독립된 학자로 성장했다. 돌이켜보면 보석처럼 빛나는 시절이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의 면면을 살펴보며 밤새워 실험하고 열띠게 토론하던 그 시절의 연구실 공기가 문득 떠올랐다.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역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초전도 조지프슨 소자를 이용해 양자컴퓨터의 기반을 닦은 공로로 영국 출신의 존 클라크(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 프랑스 출신의 미셸 드보레(미 예일대 명예교수), 미국의 존 마티니스(미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가 공동 수상했다.‘조지프슨 효과’는 1962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생이던 브라이언 조지프슨이 두 초전도체 사이에서 발견한 양자 효과다. 이 연구로 그는 1973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조지프슨 효과는 오늘날 양자컴퓨터의 핵심 원리로 쓰인다.
올해 수상자 가운데 특히 눈길이 간 인물은 드보레 교수였다. 그는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박사 과정 시절에는 저온 물리학, 특히 초전도 회로와 양자 현상을 실험적으로 탐구했다. 그의 지도교수였던 클라크 교수는 초전도 전자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였다.
드보레는 1982∼1984년 3년 동안 클라크 교수 그룹 연구실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았다. 이 시기에 세 사람은 마이크로파 펄스를 이용해 조지프슨 접합에서 거시적 양자 터널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밝혔다. 마티니스는 그때 박사 과정 학생이었고, 그의 학위논문 주제는 ‘조지프슨 접합의 거시적 양자 효과 연구’였다. 이 당시 그들 중 어느 누가 자신들의 연구로 40년 뒤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을 예측했을까. “한국은 언제 노벨상을 받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한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어요. 태엽을 뒤로 감지만 않으면 됩니다.” 풀뿌리 과학이 뿌리를 내리고, 그 위에 꽃이 피고, 벌과 나비가 찾아와 숲이 자랄 때까지 묵묵히 나아간다면 그때쯤 자연스레 열매가 맺히지 않을까?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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