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오'로 돌아온 픽사…"인간 외로움 통한 희망·유대감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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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2일부터 일부 국가 시작 글로벌 개봉…한국 18일·북미 20일

지난 5∼6일 美에머리빌 스튜디오서 미디어 대상 '푸티지 시사회'

"SF영화 큰 스크린서 즐겨야…韓 관객들, 꼭 영화관서 관람"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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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엘리오'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에머리빌[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이하 픽사)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지난해 '인사이드 아웃2' 공개로 약 17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글로벌 수익 기준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던 픽사는 이번엔 새로운 SF 감성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Elio)를 선보인다

픽사는 내달 12일(현지시간)부터 일부 국가를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관에서 '엘리오'를 개봉하며 다시 한번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18일, 북미에서는 20일 개봉한다.

픽사는 지난 5∼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에머리빌에 있는 자사 스튜디오에서 글로벌 미디어를 초청해 푸티지(Footage) 시사회를 열었다.

픽사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개봉 예정인 작품의 일부를 공개하는 것은 지난해 '인사이드 아웃 2'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시사회에서는 1시간 40분짜리 영화 중 30분가량이 공개됐다.

이 애니메이션은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직업 군인인 고모와 함께 살고 있는 11살짜리 주인공 '엘리오'를 통해 인간의 본성인 외로움을 그렸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어린 '엘리오'는 외계인에 의한 납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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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러던 어느 날 지구(the earth)의 대표자로 오해받아 우주에 소환되고 그곳에서 외계 생명체들과 새로운 유대감을 맺는다. 이를 통해 은하계 전체의 위기를 헤쳐 나가며, 자신이 어디에 속해 있고 진정 누구인지를 찾아간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객석에서는 끊임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고, 상영이 끝났을 때는 박수 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

엘리오는 세 명의 30대 감독 매들린 샤라피안(32), 도미 시(35), 애드리언 몰리나(39)가 공동 연출을 맡고, 매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가 제작을 맡았다.

이날 시사회에는 샤라피안, 시 감독과 드럼 프로듀서 등을 포함해 엘리오 제작진이 총출동해 3년에 걸친 엘리오의 제작 과정 등을 설명했다.

샤라피안 감독은 2020년 단편 애니메이션 '토끼굴'(Burrow), 몰리나 감독은 2017년 '코코'(Coco)의 공동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시 감독은 2018년 단편 '바오(Bow)와 2022년 장편 '메이의 새빨간 비밀'(Turning Red)을 통해 픽사에서 단편 애니메이션을 연출하고,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단독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첫 여성 감독이다.

드럼은 2012년 '메리다와 마법의 숲'(Brave), 2015년 '굿 다이노'(The Good Dinosaur), 2017년 '코코'(Coco) 등의 제작에 참여했던 픽사의 베테랑 프로듀서다.

엘리오 역을 맡은 14살의 성우 요나스 키브레압은 미디어와 함께 영화 속 한 장면을 더빙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 美 샌프란시스코 인근 에머리빌 픽사 스튜디오

美 샌프란시스코 인근 에머리빌 픽사 스튜디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픽사에서 스토리와 아트,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및 시각적 구현을 총괄해 온 클라우디아 청 사니 비주얼 효과 슈퍼바이저는 "엘리오는 내가 픽사에서 작업한 여섯 편의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도 특별했다"며 "나는 다음 주에 은퇴하는데 마지막 영화인 엘리오가 정말 특별하게 완성돼 기쁘다"고 말했다.

샤라피안 감독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희망'과 '유대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리오는 영화의 여정을 시작할 때 지구에 대해, 그리고 그곳에서 행복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이것은 지금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바라는 건 관객이 극장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마음이 달라지길 바라는 것"이라며 "영화를 보고 나서는 세상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고,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드럼 프로듀서는 "가장 큰 목표는 감정적으로 관객과 연결되는 것"이라며 "'인사이드 아웃'이나 '인사이드 아웃 2'도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면서 문화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왼쪽부터 매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도미 시 감독

왼쪽부터 매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도미 시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러면서 "만약 이 영화가 단 한 사람의 감정을 움직여서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줄 수 있다면 그건 최고의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공항 같은 곳에서 누군가 엘리오 인형을 안고 자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동일 것 같다"고 했다.

엘리오의 나이를 11살로 설정한 데 대해 시 감독은 "이 나이는 인생의 전환점 같은 시기다.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주체성을 갖기 시작하고, 반항심도 생긴다. 혼란스러운 시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이들이 자신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정말 흥미로운 나이라고 생각했다. 13∼14세 캐릭터는 이미 많이 그려졌기 때문에 사춘기 중간쯤의 이야기보다는 조금 더 어리고 다른 변화를 겪는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 엘리오는 육체적 사춘기를 겪는 건 아니지만, 감정적으로 깨어나는 시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고모와 조카를 설정한 데 대해서는 "흔치 않은 관계다. 그래서 더 끌렸다. 이 관계 설정을 통해 더 많은 갈등과 긴장감을 다룰 수 있었다. 엄마와 아들의 관계라면 결국 서로 사랑하고 화해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고모와 조카는 좀 더 거리가 있고 정말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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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어 "엘리오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없고, 자신이 짐처럼 느껴지는 유일한 보호자가 고모이기 때문에 더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그런 상황에서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엘리오'는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인 '인사이드 아웃2' 다음으로 나온 픽사 작품이지만 샤라피안 감독은 전작에 대해 큰 부담은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그는 '인사이드 아웃2' 흥행이 '엘리오'를 보기 위해 더 많은 관람객들을 영화관으로 오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인사이드 아웃2의 흥행은 우리 모두에게 정말 놀라웠다"며 "하지만 나는 그것을 오히려 흥분으로 여긴다. 그것은 영화가 좋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한다면 그들이 극장에서 오리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다시 극장에 돌아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라며 "우리는 사람들이 픽사 영화에 기대하는 마음, 감동, 아름다움,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만드는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만족시킬 영화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바로 직전에 나왔다는 것이 긍정적일 뿐"이라며 "그것이 '엘리오'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사람들이 우리 영화를 보러 오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신이 난다"며 흐뭇해했다.

그는 한국 관객들에 대해 '엘리오'를 보러 영화관을 꼭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샤라피안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꼭 영화관에서 '엘리오'를 보시길 바란다"며 "SF 영화는 가능한 한 큰 스크린에서 즐기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엘리오'는 흥미롭고,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우주를 여행하는 여정에 사람들을 데려다 줄 것"이라며 "그리고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즐거움도 가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엘리오' 역을 맡은 14살 성우 요나스 키브레압(오른쪽)

'엘리오' 역을 맡은 14살 성우 요나스 키브레압(오른쪽)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taejong75@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9일 12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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