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음악채널 Mnet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2플래닛'이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개인 참가자로 나선 출연자가 CJ ENM 산하 레이블 웨이크원 소속 연습생인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웨이크원은 2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이즈2플래닛'에 개인 자격으로 출연 중인 김건우, 강우진 참가자는 현재 웨이크원 소속"이라고 밝혔다.
김건우는 웨이크원 연습생 계약 전, 프로그램 지원 및 심사가 진행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웨이크원은 "이미 개인으로 프로그램 출연 준비를 해 온 상태였기에 기존 웨이크원 연습생들과 팀으로 참여하기에는 일정상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김건우와 상의해 개인으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강우진과 관련해서는 "웨이크원에서 싱어송라이터를 목표로 역량을 키워가던 연습생이었다.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던 기존 연습생들과는 음악적 콘셉트에서 차이가 있었고, 아이돌 트레이닝을 전문적으로 받은 경험도 없었다. 이에 웨이크원 팀보다는 개인으로 출연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연습생의 개성과 음악적 콘셉트를 고려한 선택"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보이즈2플래닛'의 공정성 논란으로 번진 상황이다. 웨이크원은 "프로그램 제작진과 시청자, 팬 여러분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일은 전적으로 웨이크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건우, 강우진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두 사람은 개인 참가자로 출연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돌학교',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으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CJ ENM은 이후 투표 과정에서 외부 감사 기관의 검수를 받는 등 오명을 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밀어주기 의혹'으로 여전히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김신영 CP는 관련 질문을 받고 "웨이크원이 자회사인 건 맞다. 그렇지만 우리 프로그램 자체가 매우 많은 참가자와 제작진이 참여한다. 또 방송이 시작되면 시청자분들이 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감이 무색하게 웨이크원 연습생이 개인 연습생으로 둔갑해 출연한 상황. CJ ENM은 웨이크원의 지분 100%를 보유 중으로, 목적은 단순·일반 투자가 아닌 경영 참여다. 애당초 웨이크원 소속임을 밝히지 않았던 점, 김건우의 인성 논란과 맞물려서야 소속사 차원에서 해명 식의 입장이 나왔다는 점에서 시청자 기만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두 사람이 웨이크원 연습생임을 배제하더라도, 소속사가 있는 이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게 다른 참가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 일은 아닌지, 모든 기획사에 동일하게 팀과 개인으로 나눠서 참가하는 방식이 적용되었던 것인지, 개인 참가자들도 전부 소속사가 있는 상태인 것인지 등의 질문이 따르며 혼란도 가중됐다. 참가자 구분이 중구난방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과연 CJ ENM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김건우는 인성 관련 폭로가 나온 상태다. 폭로자는 김건우가 약 2년 전 B엔터테인먼트사 연습생이었을 때 직급이 높은 직원들로부터 과도하게 편애받았으며, 이러한 위치를 이용해 다른 연습생들에게 욕설하며 이들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Mnet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전한 뒤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김건우, 강우진이 웨이크원 소속이라는 추측이 일었고, 웨이크원은 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건우 논란과 관련해서는 "연습생 계약은 종료되지만, 폭로에 대해 사실이 아닌 부분은 적극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건우는 웨이크원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글을 쓰게 되어 많은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며 "논란이 된 글의 내용처럼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언행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저는 그때 당시 팀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의 입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고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으로 동료 연습생들을 이끄는 과정이 미숙하고 서툴렀다"면서 "사실이 아닌 왜곡된 부분들도 상당 부분 있으나, 고민한 결과 지금 사실과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 해명하기보다는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더 나은,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